검찰수사심의위원회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수사중지와 불기소 권고를 내린지 한 달이 지났지만 검찰은 아직까지 최종 결정을 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간의 갈등과 대립이 깊어지면서 애꿎게 이 부회장이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이다.
수사심의위는 문재인 정부 들어와 검찰의 개혁과제 중의 하나로 설립되고 운영을 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윤 총장의 검찰이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검찰 스스로 지금까지 이 부회장에 대한 수사가 과잉수사였다는 것을 자인하는 모양새이지만 수사심의위가 명분을 만들어 줬음에도 불구하고 최종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은 실로 안타깝다. 하루빨리 검찰은 이 부회장에 대한 수사중단과 불기소 결정을 내리고 삼성을 뛰게 해야 한다.
글로벌 반도체시장이 요통치고 있는 상황에서 대형 인수합병 등을 결정할 오너의 리더십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삼성은 ‘반도체 비전 2030’을 달성하기 위해 2030년까지 133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133조원을 투자해 파운드리분야 세계 1위, 팹리스분야 시장점유율 10%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현재 삼성전자는 메모리분야에서는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비메모리분야에서는 이렇다할 성적을 못내고 있다.
최근 삼성의 글로벌 경쟁사인 인텔이 7나노미터 중앙처리장치(CPU) 출시시기를 당초계획보다 6개월 늦은 2022년 말이나 2023년 초에나 가능할 수 있다면서 미세공정 기술의 한계를 드러냈다. 인텔은 삼성전자처럼 종합반도체 회사다. 하지만 거액의 투자금액이 들어가는 파운드리 라인을 쉽게 확정할 수 없는 이유로 인텔이 주춤거리고 있다. 삼성전자에게는 기회인 것이다. 확고한 글로벌 1위 종합반도체회사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온 것이다.
또한 세계 최강의 팹리스 대표적 기업 ARM이 매물로 나왔다. ARM은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의 기초 설계도 겪인 명령어아키텍처(ISA)를 독점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엑시노스’를 비롯해 퀄컴·애플·하이실리콘 등이 ARM의 ISA를 기반으로 AP칩을 설계한다. 세계 AP칩의 90%이상이 ARM의 ISA를 토대로 제작된다. 삼성전자도 ARM에게 로열티를 지불하고 있다. ARM의 기술 없인 스마트폰 사업이 불가능한 셈이다.
ARM은 영국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4년전 일본 소프트뱅크가 약 38조원을 투자해 인수한 기업이다. ARM을 인수할 회사로 삼상전자가 거론되고 있다. 경쟁사인 엔비디아(NVIDIA)도 소프트뱅크 측과 매각 협의를 하는 걸로 알려졌다.
ARM 인수에는 막대한 인수합병 금액이 투자된다. 이러한 결정은 오너가 없다면 쉽지 않다. 오너의 부재는 자칫 잘못하면 삼성전자의 미래를 어둡게 만들 수 있다. 여기에 최근 미국과 중국이 패권경쟁을 펼치면서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어려움에 빠졌다. 또한 인도와 국경분쟁을 겪으면서 중국 IT업체들이 시장확대에 제한을 당하고 있다.
검찰은 더 이상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활동에 족쇄를 채워서는 곤란하다. 물론 최고 기업인이라도 죄를 지었으면 처벌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검찰 수사심의위가 이 부회장에 대한 수사중단과 불기소 권고를 내렸으므로 검찰은 이를 수용해야 한다.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서 삼성을 마음껏 뛰게 해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