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연쇄 불산 누출 책임 떠넘기기 실패
고용노동부 “삼성전자 책임 다하지 못한 부분 있다"
2013-05-07 이선율 기자
[매일일보] 지난 1월27일에 이어 이달 2일 다시 발생한 삼성전자 화성 반도체 공장 불산누출 사고와 관련해 삼성전자 측은 사내 하도급 업체에 사고 책임이 있다는 입장을 펴고 있지만 정부는 “원청업체인 삼성전자에도 책임이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고용노동부 고위 관계자는 7일 “조사 결과 최근 발생한 삼성전자 화성 반도체 공장 불산 누출 사고 책임이 삼성전자에도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사고 발생과 관련해 원청업체가 (안전과 관련한) 책임을 다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지난 2일 오전 화성 반도체 공장에서 발생한 불산 누출 사고는 작업중이던 배관에서 불산이 흘러나와 작업 인부들의 손목과 발 부위 피부에 닿으면서 일어났다. 당시 인부들은 공장 내의 500ℓ 용량의 불산 저장 탱크와 기존 배관을 연결하던 중이었다.고용부 고위 관계자는 “배관에 불산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하청업체인 성도ENG 인부들이 작업에 나서 화상을 입었기 때문에 원청업체인 삼성전자도 책임을 면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지적했다.또 다른 고용부 관계자도 “사외 하청이 아니라 사내에서 벌어진 하청 작업이었기 때문에 원청업체로서는 안전성을 담보해야할 책임이 있다”며 “또 현장에 삼성전자측 관리 감독관이 왔다갔다한 것으로 알고 있기 때문에 이같이 판단했다”고 설명했다.고용부에 따르면 사고원인 조사 과정에 삼성전자는 “배관에 남아있는 불산을 또 다른 하청업체인 STI가 완전히 제거하지 못해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에 원청업체에는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다고 한다.그러나 고용부에서는 “통상적인 위험 물질이 아니라 자칫 인명을 앗아갈 수 있는 치명적인 위험 물질인 불산이 지나가던 배관을 다루는 일이었던 만큼 작업 전에 원청업체가 안전성을 철저히 점검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또한 “인부들이 착용한 방재장갑과 방재복 사이의 틈새가 완벽하게 테이핑 되지 않아 이 부위에 화상을 입은 것과, 이들이 현장에서 방재화를 신지 않았던 것도 원청업체인 삼성전자에 일부 책임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이와 관련 고용부 관계자는 “지난 1월 같은 공장에서 발생한 불산 누출 사고도 역시 원청업체인 삼성전자에 일부 책임이 있다고 판단해 현재 검찰과 공조해 계속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고용부는 이번 사고와 관련해서도 “극도로 위험한 작업을 하다 사고가 발생할 경우 하청업체 뿐 아니라 원청업체에도 책임이 확대되는 산업안전보건법 29조를 적용, 삼성전자에도 책임이 있다”는 의견을 검찰에 통보키로 했다.한편 관련 법규 위반 혐의가 확정되면 5년 이하의 징역과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