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공시가격 현실화율 따라 중저가 1주택자 재산세 인하폭 커질 듯

서울 아파트 중위값 기준 때 7억~8억 원 이하 대상 서울 전체 주택 중위값 기준 5억~6억 원 이하 유력

2020-08-11     박지민 기자
문재인
[매일일보 박지민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중저가 1주택 보유자들에 대해 추가적으로 세금을 경감하는 대책을 검토하겠다고 공개발언하면서 정부가 10월 공시가격 현실화와 함께 발표 예정으로 준비 중인 재산세 인하의 폭과 대상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정부 안팎에서는 시가 5억~6억 원, 또는 시가 7억~8억 원 1주택자를 대상으로 최근 재산세 인상분을 넘어선 세금 인하 방안이 거론되고 있는데, 공시가격 현실화율과 민심 추이가 구체적인 인하 폭과 대상을 결정지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공시가격 현실화율이 대폭 상향될 경우 재산세 인상 규모가 커지고 민심 또한 악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재 공동주택 공시가격 현실화율은 69% 수준이다. 11일까지 나온 정치권·정부 안팎의 논의들을 종합해보면 재산세 인하가 실제 단행될 경우 인하 폭은 늘어난 인상분을 넘어서는 수준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늘어난 만큼만 인하할 경우 인하 효과를 체감할 수 없을뿐더러 문 대통령까지 나서 “세금 경감”을 공언한 것이 무색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최근 국회를 통과한 부동산세 법안과 10월 공시가격 현실화에 따른 세수 인상 범위 내에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수준의 재산세 인하가 예상된다. 이와 관련 주택에 대한 재산세율은 △과표기준 6000만 원 이하 0.10% △6000만 원~1억5000만 원 0.15% △1억5000만 원~3억 원 이하 0.25% △3억 원 초과 0.4%이다. 문제는 재산세 인하 대상이다. 주택에 대한 재산세는 지자체의 주요 재원이기 때문이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과 비수도권 지자체의 주택가격 격차가 큰 까닭에 재산세 인하 대상 범위를 주택가격이 상승한 수도권에 맞출 경우 나머지 지자체 재원에 문제가 생기게 된다. 수도권, 특히 서울에 한정해서만 생각해도 기준을 정하기 쉽지 않다. 문재인 정부 들어 서울 집값이 크게 오르면서 최근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9억 원을 넘어섰고, 아파트를 포함한 서울 전체 주택의 중위가격은 6억 원을 넘어 7억 원을 향해 가고 있다.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을 기준으로 중저가를 잡으면 7억~8억 원 이하, 서울 전체 주택 중위가격을 기준으로 중저가를 잡으면 5억~6억 원 이하 1주택자가 재산세 인하 대상이 될 수 있다. 이와 관련,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재산세율 인하 대상 주택 시세를 얼마로 보느냐’는 질문에 “9억 원 이하, 7억 원 이하 등 (시세를) 말씀드리기는 어렵다”면서도 “통상 9억 원 이상을 고가라고 말하니 그런 측면을 감안해 결정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을 기준으로 삼은 듯한 발언이다. 지난 8일 미래통합당 소속 조은희 서초구청장이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서초구는 공시가격 9억 원 이하 1가구 1주택 보유자에 대해 재산세 절반 인하를 단행하기로 하고 발표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상태”라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이에 비해 정세균 총리는 지난 5일자 언론 인터뷰에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먼저 밝힌 중저가 주택 재산세 인하 대상과 관련해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이 대략 9억 원 정도 되는데 이보다는 좀 더 낮은 5억~6억 원 이하가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는 서울지역 전체 주택 중위가격을 기준으로 했을 때 인하 대상과 거의 일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