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포함, 예멘서 피랍 9명 모두 사망"
익명 요구 부족 지도자 "알카에다 연계" 주장
2010-06-16 이명신 기자
[매일일보] 지난 주 예멘 사다지역에서 한국인 엄모씨(34) 등 납치된 9명 모두 사망한 채 발견됐다고 예멘 정부관리가 15일 밝혔다.익명을 요구한 이 관리는 "이들이 납치자들에 의해 살해된 것이 확실하다"며 "앞서 3명의 시신이 발견된 이후 나머지 6명의 시신도 발견됐다"고 밝혔다피랍된 9명은 한국인 엄씨를 포함해 영국인 1명, 독일인 7명이다. 예멘에서는 부족들의 저항과 시아파 반군, 알카에다 지부 등의 근거지로 외국인들이 이들의 타깃이 되고 있다.이 관리는 양치기들이 여성 3명의 훼손된 시신을 발견했다며 발견된 곳의 인근지역은 엘 나슈르로 알카에다 무장요원들의 은신처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예멘에서 부족들에 의해 납치된 인질은 몸값을 받고 풀어주는 등 살해가 흔한 일이 아니지만 알카에다가 연루되면 그렇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익명을 요구한 한 부족 지도자는 이번 9명의 납치와 살해는 알카에다와 연계돼 있다고 주장했다.지난 3월 4명의 한국인 관광객 사망한 사건도 알카에다의 자살 폭탄 테러에 의한 것으로 전해졌다.이번에 피랍된 9명은 국제의료지원봉사단체 '월드와이드서비스' 단원으로 지난 12일 오후 10시께 예멘 수도 사나에서 북쪽으로 200km 떨어진 사다지역에서 현지 무장단체에 피랍됐다.이런 가운데 예멘에서 피랍된 9명에 대한 사망자 수가 예멘 관리들 간에 엇갈리고 있다.9명이 피랍됐던 사다지역의 현지 관리들은 9명 중 3명이 사망한 것을 확인하고 나머지 6명에 대한 소식은 알려진 것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그러나 수도 사나의 치안관리들은 나머지 6명에 대한 시신도 발견됐다고 밝혀 사다지역 관리들과 엇갈리고 있다.그럼에도 이번 피랍 사건에서 인질들이 살해된 점은 이례적인 것으로 알카에다의 새로운 전술이 전개되고 있는 징후로 받아들여지고 있다.한편 한승수 국무총리는 예멘에서 실종됐던 한국인 엄영선씨가 사망한 것과 관련, 16일 "봉사단체에 대한 테러는 반인륜적·비인도적 행위로 어떤 경우도 정당화 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한 총리는 이날 오전 8시 서울 도렴동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린 제25회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납치 테러 등이 빈발하는 해외지역의 선교사나 체류교민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만들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그는 또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외교통상부와 관련 부처는 상황을 신속하게 파악하고 시신 운구 등 후속조치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한 총리는 특히 "국민은 정부가 정한 여행자제구역 여행제한구역 여행금지구역 등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정부의 지침에 따라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