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로창고극장, 논문이 무대화되는 '2020 퍼포논문 벌어진 연극' 공연

공연 관련 이론을 무대 위로 소환하는 ‘삼일로’만의 프로그램 감각과 지각과 세계', '이상한 이상향'등 논문 2편 무대화 8월13일부터 9월 6일까지 공연

2021-08-13     김종혁 기자

[매일일보 김종혁 기자] 서울문화재단 삼일로창고극장이 공동운영단과 함께 8월13일 부터 9월 6일 까지 기획 프로그램 <2020 퍼포논문 벌어진 연극>(이하 ‘퍼포논문’, 기획 신재훈, 허영균)을 선보인다.

<퍼포논문>은 공연예술과 관련된 논문과 이론을 현장의 언어로 바꾸어 무대화하는 독특한 콘셉트로 삼일로창고극장 개관 첫해인 2018년, 1기 운영위원 정진새가 최초 기획해 시작한 극장의 대표 프로그램이다.

그동안 석사학위 논문을 중심으로 무대화했던 <퍼포논문>은 약간의 변화를 꾀해 예술현장의 문제의식이 빠르게 반영되는 소논문까지 프로그램의 대상을 확대한다. 또한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에 대비해 온라인 콘텐츠로도 제작된다.

올해 <퍼포논문>은 보는 것에서 그치는 관객의 감각을 참여하는 즐거움으로 확장하는 과정을 탐색하는 ‘감각과지각과세계(오프라인 8.13.~15./온라인 8.17.~23.)’와 전통공연예술 분야의 고착된 성 역할에 관해 본질적으로 성찰하는 ‘이상한 이상향(오프라인 8.29.~30./온라인 8.31.~9.6.)’ 등 두 편이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통해 차례로 공개된다.

먼저 ‘감각과지각과세계(저자·구성 장은주)’는 ‘공연예술과 연극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볼 수 있는 논문 ‘쉐크너의 퍼포먼스 개념이다.  살펴보는 감각이 다른 참여자들을 위한 연극(2019년, 연극포럼)’을 참여자들이 직접 경험해볼 수 있는 워크숍 형태로 재구성한다.

영상 매체의 발달로 연극을 찾는 관객의 수가 지속적으로 감소되는 현실 속에서 코로나19로 공연장들이 휴관하게 되면서 관객을 만나지 못해 직격탄을 맞은 공연예술계의 현황을 반영했다.

논문은 관객(觀客)이라는 단어에 시각 활동이 명시된 것부터 감각의 편향성이 있다는 문제를 제기하며 퍼포머의 행위를 보는 것에서 나아가 참여자의 즐거움이 목표가 되는 과정 중심의 공연을 위한 새로운 기준을 탐색한다.

‘감각과지각과세계’는 사전 신청을 통해 접수한 참여자와 8월 13일 부터 15일 까지 3일간 진행한다. 또한 온라인으로도 워크숍을 체험해 볼 수 있도록 ‘튜토리얼’ 형태로 제작해 8월17일 부터 23일 까지 공개된다.

다음으로 ‘이상한 이상향(저자·구성 허용호)’은 고정된 성 역할에 대한 본질적 성찰이 계속되고 있는 동시대에, 1997년 전통예술 분야에서 발표된 논문 ‘봉산탈춤 속의 여성들: 여성 등장인물들의 대칭적 형상화에서 드러나는 남성 중심성(1997년, 구비문학연구 vol.4)’을 현재의 무대 위로 소환한다.

이 논문은 봉산탈춤 속 인물들의 등·퇴장 양상과 대사, 침묵 등을 분석해 ‘신분적 특권’, ‘남성의 횡포’ 등을 비판하는 작품 속 인물들이 사실은 여성과 소수자의 존재를 지우고, 남성 우위의 사회를 더욱 강화시키고 있다는 시각을 제시한다.

무대화된 공연에서는 봉산탈춤의 시연을 비롯해 논문 저자의 자세한 설명을 통해 논문에서 제기하고 있는 내용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오프라인 공연은 8월 29일, 30일 양일간 진행되며, 온라인 공연을 위해 공연영상 송출 이상의 콘텐츠로서 볼거리를 더한 영상물은 8월 31일 부터 9월 6일 까지 관람이 가능하다.

<퍼포논문>의 온라인 공연은 삼일로창고극장 유튜브, 스팍TV(유튜브, 네이버TV)를 통해 상영되며, 해당 기간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또한 삼일로창고극장은 페이퍼리스(Paper-less)를 처음으로 시도해 인쇄된 프로그램북을 대신하는 웹페이지를 개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