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흑돈, 흑돼지 시장 국산화 주도

8월 전국 보급… 한국형 흑돼지로 이베리코 등 수입 대체 기대

2020-08-13     전승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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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전승완 기자] 농촌진흥청은 지난 2015년 개발한 흑돼지 우리흑돈을 전국에 보급해 흑돼지 품종 국산화에 나선다고 13일 밝혔다. 국내에서 사육되고 있는 흑돼지는 19만 마리 이상으로 추정되며, 대부분 수입 품종에 의존해 생산하고 있다. 최근 사육 특색을 부각한 이베리코 돼지고기의 수입이 증가하는 등 고급 돼지고기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져 이에 대응할 차별화 된 국산 품종 보급이 필요하다. 국립축산과학원은 우리흑돈 종돈(씨돼지)을 8월부터 강원, 경기, 경북 등 7개도의 20개 농가에 약 400마리를 보급한다. 우리흑돈은 재래돼지의 육질을 유지하면서 성장 능력도 뛰어난 흑돼지 품종이다. 국립축산과학원이 육성한 돼지만을 활용해 자체 기술력으로 개발했으며, 현재 국제식량농업기구(FAO) 가축다양성정보시스템(DAD-IS)에 등재돼 있다. 우리흑돈의 전국 보급을 위해 유전체 선발 기법을 적용하고 성장률과 등지방두께를 선발지표로 설정했으며, 이로써 능력이 뛰어난 우리흑돈 씨돼지를 보다 정확하게 선발할 수 있게 됐다. 우리흑돈의 근내지방은 4.3%(재래종 4.5%)로, 일반 상업용 돼지보다 1.3%P 정도 높다. 사육일수는 시범농가 모니터링 결과 180일∼190일로 일반 상업용 돼지(175일∼185일)보다 길지만, 재래돼지(230일)보다 40일 이상 짧다.

우리흑돈을 일반 상업용 돼지 생산에도 활용할 수 있도록 인공수정용 수퇘지로서의 검증도 완료했다. 일반 상업용 돼지를 생산할 때 우리흑돈 정액을 쓰면 사육 기간은 5일 정도 늘어나지만 근내지방(25.9%), 향미(4.7%), 육색(3.4%) 등을 높일 수 있다. 또한 털색 유전자(MC1R)를 100% 검은색으로 고정해, 농가에서 자가교배 후 발생할 수 있는 ‘이모색’ 발현을 사전에 차단시켰다. 우리흑돈 보급은 국내 유전자원의 활용 가치를 높이는 한편, 새로운 씨돼지 품종으로 브랜드 가치를 만들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농촌진흥청은 우리흑돈과 같이 재래돼지 혈통을 계승하는 신품종을 인공수정용 씨수퇘지로 활용할 수 있도록 능력기준을 마련하고, 정책 개선을 추진할 예정이다. 우리흑돈의 성장과 육질 특성에 맞는 사양관리 기술을 개발해 농가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할 방침이며, 우리흑돈이 조기에 보급돼 흑돼지 시장의 점유율을 높이고 이베리코 돼지고기 수입을 대체한다면 연간 176억 원의 경제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최동순 축산자원개발부장은 “우리흑돈 브랜드 육성을 위해 사육농가를 지속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며 “우리흑돈의 우수한 육질에 한국 특유의 식문화를 더해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는 K-흑돼지로 성장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