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염,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 불임된다”

2010-06-16     류세나 기자

[매일일보] 목동에 거주하는 주부 K씨(29세)는 최근 냄새가 나는 질 분비물이 늘고, 소변이나 성관계 후 따끔거리는 통증과 가려움 등이 느껴져 산부인과를 찾았다. K씨는 최근 몇 개월 동안 비슷한 증상으로 치료를 받아왔는데, 치료 후 호전은 되나 계속 재발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K씨를 진료한 목동 여미애 산부인과의 박진희 원장은 K씨에게 성접촉(STD) 검사를 권했다. 아직 아기를 낳지 않은 주부라 임신을 계획하고 있는 만큼, 성접촉으로 인해 생길 수 있는 여러 가지 원인균들이 태아와 산모에게 악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미리 검진해 조기 치료하기 위해서이다. 성접촉 검사(STD-PCR)는 성접촉에 의해 전파될 수 있는 원인균의 감염 유무를 PCR(유전자 증폭검사) 방법으로 정확하게 진단하는 검사법으로, 기존 검사와 달리 잠복하고 있는 감염도 정확한 원인균을 찾아낼 수 있다. 또한 원인균에 맞는 항생제를 선택함으로써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가능하게 해 주는 장점도 있다. 실제로 세균성 질염은 여성들이 매우 쉽게 걸릴 수 있는 질병으로 성접촉뿐 아니라, 공중 목욕탕 등을 통해 감염될 수도 있어 질염을 대수롭게 여기지 않는 여성들도 많다. 그러나, 박진희 원장은 질염도 원인균에 따라 합병증으로 불임에 이르게 하는 수도 있으므로, 반드시 조기 검진과 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질염 중에서도 클라미디아균과 마이코플라즈마균 등은 요로감염, 자궁 경관염이나 자궁내막염, 골반염 등의 염증질환을 일으켜, 오랫동안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임신과 출산에도 지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 질환은 감염 여부를 모르는 상태에서 배우자간 성접촉으로 전파되어, 배우자간 동시에 질병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주의가 필요하며, 남성에게도 질병을 유발하는 원인균인 클라미디아균과 유레아플라즈마, 마이코플라즈마 등이 특히 그러하다. 클라미디아균은 남성에게 발생하는 비임균성요도염의 50%를 차지하는 원인균이며, 유레아플라즈마는 성인의 약 60~80%가 감염 상태일 정도로 흔한데 정자의 운동성을 감소시켜 불임을 유발한다. 또한 마이코 플라즈마는 비뇨생식기 점막에 서식하며 염증을 일으키거나 전립선에 영향을 주게 된다. 이밖에도 성접촉 검사에 의해 판별이 가능한 질병은 음부포진, 임질, 인유두종 바이러스 등이 있다. 이들 성접촉으로 인한 질환에 산모가 걸릴 경우 태아와 자신에게 악영향을 끼칠 수 있으므로, 임신을 준비하고 있는 여성이라면 결혼전 검사나 산전검사에 성접촉 검사도 가급적 포함시키는 것이 좋다. 또한 박진희 원장은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임상태이거나, 습관성유산, 조산, 미숙아, 사산아 경험이 있는 여성이 임신을 준비한다면 반드시 성접촉 검사도 사전에 실시해 혹시나 있을지 모르는 저해요소를 미리 차단해 줄 것을 권했다. 성접촉 검사를 정확하게 받으려면 가급적 생리기간은 피하는 것이 좋으며, 검사 1~2일 전에는 질 세척 및 성관계를 피하는 것이 좋다. 박진희 원장은 위와 같은 증상이 있다면 지체없이 산부인과를 찾는 것이 건강 관리에 좋다고 조언했다.

도움말: 목동 여미애 산부인과 박진희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