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던 김중수 총재 결국 시장에 '순응'
정부 인하 환영... “투자로 연결시키겠다”
2013-05-09 강준호 기자
[매일일보]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9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것은 시장에 순응한 것으로 보인다.경기상황과 금융시장의 흐름상 금리인하를 더 이상 거부하기 어려운 상황이었기에, 김중수 총재도 이를 외면할 수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까지 금리동결에 대한 강한 메시지를 전달하던 김중수 총재가 이날 "정부의 경기회복 노력에 동참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것도 이와 일맥상통한다.김 총재는 지난 3일 아시아개발은행(ADB) 총회 참석차 방문한 인도 뉴델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해 내린 0.5%포인트도 굉장히 큰 것”이라며 금리 인하에 반대하다는 의사를 밝혔었다.이에 국내 채권운용관련 전문가 122명 중 71.3%인 144명은 지난 7일 금융투자협회 조사에서 동결을 예상했다. 외국계 투자자들에게 영향력이 큰 외국계 투자은행(IB) 대부분도 동결을 전망했다.하지만 금융투자업계는 국내 경기가 금리 동결을 유지할 만큼 여력을 가지고 있지 못하며 금리인하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해 왔다.수출이 완만하나마 회복세를 유지하고는 있지만 내수 관련 지표가 개선과 악화를 반복하면서 성장세가 계속 미약했다. 고용 면에서는 취업자 수 증가규모가 50대 이상 연령층을 중심으로 확대됐다.4월 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월의 1.3%와 비슷한 1.2%를 기록했으며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근원인플레이션율도 전월의 1.5%와 비슷한 1.4%를 나타냈다.금융시장에서는 주가와 환율이 국내 지정학적 위험 및 기업실적 악화 우려오 이에 따른 외국인 주식투자자금 유출 상황에 주로 영향 받아 큰 폭으로 변동했다.전효찬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금리인하 가능성은 매우 높았다”며 “국내 각종 지표를 보거나 국제동향을 보면 금리인하는 필요했다”고 말했다.정부와 금융시장은 금통위가 이번엔 국내·외 경제상황을 고려해 금리인하를 바랬고 이런 바람에 순응하며 금통위는 인하를 결정했다.금통위는 “앞으로 이번 금리인하와 추가경정예산을 포함한 정부의 경제정책 효과를 면밀하게 점검하면서 경제주체들의 심리를 개선하고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낮추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정부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에 쌍수를 들고 환영했다.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번 금리인하에 대해 “기준금리 인하가 투자 등의 효과로 나타날 수 있도록 연결할 것”이라고 말했다.기재부는 한국은행의 결정을 환영한다면서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어려운 결정을 내려준 점을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최근 국회를 통과한 추경안과 함께 경기회복을 향한 시너지 효과를 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