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방한' 빠진 채 韓中 "코로나 안정되면 시진핑 조기 방한"

서훈-양제츠 부산회담, 구체적 방한시점 못정해 미중 갈등 속 한국 챙기기 "교류·협력 회복 의지"

2021-08-23     김정인 기자
서훈
[매일일보 김정인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일정에 대한 합의가 주목된 청와대 서훈 국가안보실장과 중국 양제츠 중앙정치국 위원의 회담에서 구체적인 방한 일정에 대한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강민석 대변인은 지난 22일 회담 직후 서면브리핑을 통해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되어 여건이 갖추어지는 대로 시 주석의 방한을 조기에 성사시키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다만 합의문에서는 "방한 시기 등 구체 사안에 대해서는 외교당국 간 지속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며 '연내'라는 단어가 빠진 채 구체적 일정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강 대변인은 양측이 △코로나19 대응 협력 △고위급 교류 등 한중 관심 현안 △한반도 문제와 국제정세 등 폭넓은 주제를 두고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또 △FTA(자유무역협정) 2단계 협상 가속화 △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연내 서명 △신남방·신북방정책과 '일대일로'의 연계협력 시범사업 발굴 △WTO(세계무역기구) 사무총장 선거 등 다자 분야 협력도 논의됐다. 양측은 올해 한국이 의장국인 한중일 정상회의의 연내 개최 필요성에 대해서도 협의했다. 강 대변인은 "한중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리커창 총리의 방한이 이뤄지면 한중일 3국 관계는 물론, 한중관계의 미래 지향적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데에 의견을 같이 했다"고 전했다. 한반도 정세를 포함한 지역 및 국제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한 양측은 특히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진전 과정에서 한중 양국 간 전략적 소통과 협력의 중요성에 대해 공감했다. 서 실장은 "우리 정부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전을 위해 외교적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했고, 양 정치국원은 "향후에도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위해 지속적인 소통과 협력을 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또한 양 정치국원은 최근 미중관계 현황과 중국 측의 입장을 설명했고, 서 실장은 미중 간 공영과 우호 협력 관계가 동북아 및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 중요하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양 정치국원은 조속한 시기 중국에 방문해달라고 서 실장을 초청했고 양측은 외교 채널을 통해 이를 협의해나가기로 했다. 서 실장은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양국이 신속통로 신설·확대 운영 등 교류·협력 회복과 발전을 위해 공동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면서 항공편 증편과 비자발급 대상자 확대 등이 조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양측은 양 정치국원의 2년 만의 방한이 한중 교류·협력 활성화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며, 서 실장 부임 이후 주요국 상대 인사로는 첫 상견례를 겸한 이날 회담이 매우 의미있고 성공적으로 개최됐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특히 강 대변인은 양 정치국원의 방한이 코로나19 사태 후 첫 중국 고위급 인사의 방한이라는 점에 대해 "고위급 대면 소통을 통해 양국 간 교류·협력을 회복하고 활성화해나가고자 하는 양국 간 의지를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