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반등 고비에 재확산 위기...포스트 코로나 韓경제 시험대
2021-08-23 박지민 기자
[매일일보 박지민 기자] 정부가 3분기(7~9월) 경기반등의 모멘텀 마련을 노렸지만 코로나19 재확산 위기로 인해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벌써부터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하향 조정하기 시작했고,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한다면 이 같은 움직임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번 사태는 문재인 정부의 포스트 코로나 전략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제기도 촉발시키는 중이다. 정부는 세계적 대유행 상황에서 독보적 방역 성공을 토대로 내수 진작을 통한 경기방어 전략을 펴왔지만, 이번 재확산 사태로 현실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재확산 가능성이 상존한 상황에서 소비 진작을 통한 경기부양책은 언제든 막힐 수 있기 때문이다.
민간 연구기관인 현대경제연구원(현경원)은 23일 ‘한국경제 수정전망’ 보고서를 내 올해 한국의 성장률을 기존 0.3%에서 -0.5%로 하향 조정했다. 현경원은 국내외의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소비지출과 서비스업 중심으로 2차 경제충격이 올 것으로 봤다. 한여름에 발생한 재확산이 가을과 겨울 더 증폭되면서 당초 예상보다 큰 경제적 충격을 부를 것이란 전망이다. 한국은행도 오는 27일 예정된 경제전망 발표에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16일 한국은행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0.2%로 보면서 확산 장기화시 -1.8%로 전망하기도 했다.
코로나19 사태 촉발 이후 한국경제는 수출과 내수 모두에서 부진의 늪에 빠진 상태다. 한국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은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이 장기화되면서 좀처럼 반등의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올해 3월 이래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고, 이달 들어서도 지난 20일까지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7.0%의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앞으로의 전망도 비관적이다. 주요 수출국 가운데 중국만이 코로나의 충격에서 벗어나면서 수출이 회복되는 모습이고, 나머지 국가는 더욱 악화될 가능성마저 엿보인다. 미국에서는 이날 올해 11월 대선 승리 가능성이 높은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가 ‘당선시 국가봉쇄’를 언급하기도 했다. 미국의 봉쇄가 현실화될 경우 대미국 직접 수출은 물론이고 세계경제 전반에 후폭풍이 거세지면서 한국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내수 진작을 통한 정부의 경기방어 전략에도 급제동이 걸렸다. 3분기 3차 추가경정예산 집행을 통해 대대적인 소비촉진 드라이브를 걸려고 했던 정부는 코로나 재확산이 시작되면서 ‘경기부양책 딜레마’에 빠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