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이유식은 ‘어떻게 먹이는가’가 중요하다”

2020-08-26     이건원 아이배냇 연구지원센터장
이건원
[매일일보] 온라인 주문으로 집에서 먹는 먹거리를 해결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배달이유식을 이용하는 엄마들의수도 늘고 있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이유식은 엄마 손으로 정성을 다해 직접 만들어 먹여야 한다는 생각들이 많았지만, 최근 10년 동안 새벽‧신선배송 등의 서비스 품질이 성장하며 신뢰도가 동반 상승한 것에 편승해 배달이유식 시장도 같이 성장하고 있다. 여기에는 이유식은 모유나 분유를 제외하고는 아기가 먹는 첫 음식인 만큼 믿을 수 있는 전문가가 설계한 메뉴나 식단을 이용하고 싶은 마음도 내포됐다고 할 수 있겠다. 이유식은 보통 5~6개월부터 시작해 13~14개월까지 먹이게 되는데, 이유식 섭취는 아기가 밥을 먹기 이전에 다양한 식품의 맛과 향, 질감을 경험하면서 숟가락으로 먹는 연습, 건더기가 있는 음식물을 씹는 연습, 소화시키는 연습 등을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이유식을 먹는 동안 엄마와의 교감을 통해 정신적인 안정감을 느끼게 하는 등 정서 발달에도 영향을 준다. 이유식 시기의 시작은 일반적으로 준비기 단계, 초기 단계 등으로 분류한다. 섭취하는 아기의 월령으로 보면 5~6개월에 해당된다. 준비기, 초기 단계에서는 주로 쌀미음에 1~2가지의 식재료를 곱게 갈은 형태로 주게 되는데, 이때가 아기에게는 중요한 시기다. 보통의 부모들은 나중에 커서 혹시나 편식을 하지 않도록 내 아기에게 다양한 식재료를 사용한 이유식 메뉴를 먹이는 것이 더 좋다는 생각을 갖기 마련이다. 물론 맞는 얘기다. 아기는 이유식에 들어있는 각각의 식재료에 대한 맛과 향, 질감 등을 통해 미각을 발달시키고, 이는 뇌에 기억으로 저장된다. 이러한 미각 발달 작용들이 쌓여 아이의 입맛과 기호도를 형성하며 차츰 다양한 식품들에 적응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저장된 기억들과 미각은 연결돼 성장한 후 특정 음식을 먹을 때 선호도에 영향을 끼치기도 하며, 안 좋은 기억들은 편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유식을 아기에게 먹임에 있어 다양한 식재료의 수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먹이는가가 더 중요하다. 아기에게는 이유식에 들어있는 식재료들이 낯설게 느껴질 수밖에 없기에, 충분한 적응 기간과 연습이 필요하다. 준비기 단계에서는 쌀미음 형태에 한 가지 식재료만을 혼합해 2~3일에 걸쳐 주면서 아기의 반응을 체크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기가 잘 먹는지, 소화에는 어려움이 없는지, 알레르기 반응은 없는지 세심하게 확인해야 한다. 아기가 처음에 특정 식품을 잘 먹지 못하는 경우에는 시간 간격을 두고 아기가 기분 좋을 때나 편안한 환경에서 다시 한번 시도해보면서 잘 적응하도록 돕는 것 역시 이 시기에 필요하다. 다만, 특정 식품을 먹고 아기의 몸에 뜻밖의 증상이 나타날 때에는 즉시 섭취를 중단해야 한다. 흔히 나타나는 알레르기 증상은 구토, 설사 또는 변비와 같은 위장관 증상, 두드러기, 아토피 피부염 또는 피부발진과 같은 피부증상이다. 전체 인구의 0.3~0.7%에서 발생된다고 하나, 3세 미만인 영유아에서는 4~6%로 높은 발생빈도를 보인다. 이는 위장관 점막 등이 아직 덜 발달했고 알레르기를 예방할 수 있는 면역기능도 아직 미숙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알레르기 증상이 나타날 경우에는 반드시 병원을 찾아 전문의의 지시를 따라야 한다. 내 아기의 식품 알레르기가 확인되면, 알레르기의 원인이 되는 특정 식품을 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배달이유식은 주로 단계별 정기식단의 형태로 이용하게 되는데, 이미 정기식단 메뉴가 정해져 있는 경우에는 불편함이 따를 수 있다. 이에, 배달이유식 업체들은 특정 식품에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 대체 메뉴로 구성된 식단을 선택할 수 있도록 구성하고 있다. 미숙한 아기들은 알레르기가 보다 많이 생길 수 있는 만큼, 업체 선정 시에는 내 아기에게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알레르기 식품들을 고려해 대체식단에 대응할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추고 있는지 꼼꼼히 살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