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남기-윤창중 ‘진실공방’ 점입가경

靑 홍보라인 상반주장… 낯 뜨거운 집안싸움

2014-05-12     김영욱 기자

[매일일보] 전격 경질된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과 이남기 홍보수석이 윤 전 대변인의 ‘중도 귀국’ 논란을 놓고 상반된 주장을 펼치며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성추행 의혹 사건이 청와대와 윤 전 대변인 간의 원색적인 진실 공방으로 확대되고 사건 은폐·축소 논란까지 벌어져 청와대 홍보라인과 운영시스템의 수술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윤 전 대변인은 11일 오전 10시30분 서울 부암동 AW컨벤션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8일 미국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직후 본인의 결정으로 중도 귀국했다는 청와대의 입장을 반박했다. 그는 “8일 조찬 행사 직후 이 수석이 전화해 영빈관에서 만났는데, 이 수석이 ‘재수가 없게 됐다. 성희롱에 대해선 변명해 봐야 납득이 되지 않으니 대통령 방미에 누가 되지 않도록 빨리 귀국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윤 전 대변인은 “내가 ‘잘못이 없는데 왜 일정을 중단하고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나. 해명을 해도 이 자리에서 하겠다’고 했지만, 이 수석이 ‘1시 반 비행기를 예약해 놨으니 호텔에서 짐을 찾아 나가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수석이 내 직책상 상관이라 그 지시를 받고 내 카드로 비행기표를 사 귀국한 것”이라고 덧붙였다.그러나 이남기 홍보수석은 이를 재반박했다. 이 수석은 이날 오후 5시40분 청와대 춘추관에서 “윤 전 대변인에게 귀국을 종용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윤 전 대변인의 기자회견 7시간 뒤 기자들을 만나 “(성추행 의혹에) 굉장히 쇼크를 먹은 상태였다. 정황상 100% 기억나진 않지만 귀국하는 게 좋겠다고 얘기한 건 없다”고 밝혔다. 이어 “1시 반 비행기를 예약해 놨다고 말한 기억도 없다”고 말했다.이 수석은 “8일 아침 윤 전 대변인을 영빈관 앞에서 5~10분가량 만나 (성추행 의혹 사건이) 사실이냐고 물었고 (오전 10시30분으로 예정된) 박 대통령의 상·하원 합동연설 참석이 급해 (이 사건을 담당해온) 전광삼 청와대 선임행정관과 상의하라고만 말하고 자리를 떴다”고 주장했다.한편 윤 전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여자 가이드, 운전기사와 30분간 술을 마시고 나오면서 가이드의 허리를 한 차례 치며 ‘미국에서 열심히 살고 성공해’라고 말한 게 전부”라며 성추행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이와 관련, 성추행 의혹 문제의 술자리에 피해여성 외에 운전기사도 동석했으나 모든 상황을 목격하지는 못했다는 간접 진술이 나왔다.주미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11일(현지시간) “조사를 해 본 결과 (윤 전 대변인과 피해여성, 운전기사 등) 3명이 술자리에까지 간 것은 맞다고 한다”면서 “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3명이 같이 있었다고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이 설명대로라면 운전기사가 술자리에 동석한 것은 맞지만 윤 전 대변인의 성추행 여부 등에 대해 확정적으로 증언할 수는 없는 상황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