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홍수·태풍에 北 '3중고'...南에선 의료대란까지 '4중고'
김종인 "코로나보다 공공의대가 중한가"
文대통령 "강력 대처...설득노력도 병행"
2020-08-26 김정인 기자
[매일일보 김정인 기자] 홍수 피해 복구도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태풍 '바비'가 북상하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중앙위 정치국 확대회의를 열고 피해 방지 대책을 논의했다. 북한은 코로나19 방역에서도 어려움에 처해 3중고에 시달리는 상황. '바비'를 먼저 맞는 남쪽에서는 코로나 재확산 상황에서 의료계 총파업 사태까지 겹치면서 '4중고'를 겪고 있다. 이를 두고 정부의 불통 행정이 혼란을 자초했다는 비판이 나오자 문재인 대통령은 공권력 투입이란 강경책과 함께 정부에 의료계 설득노력도 함께 지시했다.
❚국가적 위기에 김정은 직접 나서
26일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노동당 중앙위 정치국 확대회의를 소집, 태풍 피해 방지와 관련한 국가적인 비상대책을 집중 토의했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태풍에 의한 인명피해를 철저히 막고 농작물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은 인민의 운명을 책임진 우리 당에 있어서 순간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중차대한 문제"라며 각급 당 조직들과 인민정권기관, 사회안전기관들에게 과업을 제기했다. 특히 당중앙위원회 지시문을 작성해 하달하라고 지시하는 등 위기 대응을 진두지휘했다.
지난 90년대 대홍수로 인해 대규모 아사자가 발생한 '고난의 행군'을 경험했던 북한은 올해 들어 역대급 장마로 인한 수해 복구도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형 태풍이 닥쳤고, 코로나 위기도 깊어지고 있다. 김 위원장은 회의에서 코로나 방역에 대한 어려움도 인정하며 강력한 대응을 지시했다. 그는 "국가비상방역사업에서 나타나고 있는 일부 허점들에 대하여 자료적으로 통보(한다)"며 "방역 태세를 계속 보완 유지하고 일련의 결함들을 근원적으로 종식하기 위한 적극적인 대책을 전 당적, 전 사회적으로 강력히 강구하라"고 했다.
❚코로나 위기 속 의료계 총파업 강행
국가 지도자가 위기 대응을 위해 전면에 나선 것은 남쪽도 마찬가지다. 문 대통령은 수해에 이어 태풍이 몰려오고, 코로나 재확산 상황에서 이날 의료계가 2차 총파업에 돌입하는 등 동시다발적 위기가 닥치자 강경대응을 천명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이날 오후 문 대통령은 청와대 참모진에 "원칙적 법 집행을 통해 강력히 대처하라"며 "정부는 비상 진료 계획을 실효성 있게 작동해 의료 공백을 없게 하라"고 지시했다. 다만 "의료계와의 대화를 통한 설득노력도 병행하라"는 지시도 있었다고 한다.
이와 관련, 앞서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비대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코로나 위기 극복을 위해 정부와 의료계가 한발씩 양보할 것으로 촉구했다. 특히 그는 정부를 향해 "가장 큰 문제가 의과대학을 증원한다는 것이나 공공의대를 늘린다는 것인데 이것이 논쟁 근거가 돼서 의사들이 파업에 들어가는 불상사가 나고 있다"며 "현재 여러 가지를 고려했을 때 코로나 극복 이외에 더 중요한 사안이 없다. 공공의대를 설립하는 것 자체가 시급한 과제가 아니다"라고 했다. 코로나 극복보다 공공의대 설립이 중요하냐는 것이다.
반면 여당에서는 강경론 일색이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진료거부에 들어간 의료단체는 정부의 업무개시 명령을 준수해주길 바란다"며 "의사와 의대생들의 집단행동에 국민생명과 건강이 우선이라는 원칙하에 대응하겠다"고 했다. 이어 "이번 일로 환자와 국민의 신뢰를 잃는다면 의사들에게 이것이 더 큰 불이익이 될 것"이라며 "비상 시국인 만큼 우선 위기를 넘길 수 있도록 전폭적 협력을 간곡히 부탁한다"고 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도 이 자리에서 "정부는 인내하고 있고 또 많은 대화 노력도 했다"며 "합의에 이르렀음에도 불구하고 의료계 지도부가 다른 의도로 집단행동을 강행한다면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압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