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업계, 내부 상생으로 불공정 갑·을문화 없앤다

2013-05-12     정두리 기자

[매일일보 정두리 기자] 백화점업계가 내부 소통을 외치며 최근 사회이슈로 떠오른 불공정 갑을문화를 타파하고 동반 상생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10일부터 전 협력사와의 모든 거래 계약서에 ‘갑’과 ‘을’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기로 했다.갑과 을이 점차 지위가 우월하거나 열등함을 뜻하는 부정적인 의미로 변질돼 이같이 결정했다고 현대백화점은 설명했다.현대백화점은 앞으로 온·오프라인 계약서 작성 시 갑 대신 백화점으로, 을 대신 협력사로 바꿔 표기한다.협력사와의 소통도 강화해 관계개선에 본격적으로 나선다.매주 목요일 오후에 협력사의 고충을 듣는 ‘맨투맨 프로그램’과 상품본부팀장과 협력사 담당자 간 ‘런치 미팅’ 등 소통을 확대한다.이에 앞서 신세계백화점은 2001년 7월부터 갑과 을 대신 구매자와 공급자 또는 임대인과 임차인으로 쓰고 있다.신세계백화점은 지난 2011년부터 회사와 협력사에서 각 8인의 대표가 참석하는 ‘신세계 동반성장협의회’를 조성해 운영 중이다.지난달에는 장재영 대표 명의로 전 협력사 대표에 정기 뉴스레터를 보내기로 결정했으며 문화홀 대여 등 문화분야 상생책을 발표했다.또한 신세계백화점 전 점포의 아카데미(문화센터)에서 협력회사 사원들을 위해 아카데미 인기 강좌들도 무료로 수강할 수 있게 했다.현재 신세계 아카데미에서 진행되고 있는 홈베이킹, 소통기법, 필라테스 등 직장인들에게 인기가 높은 강좌들만 선별해 1년에 2번씩 협력회사 사원들에게 무료로 교육한다.중소 패션 협력회사를 위한 패션·트렌드 관련 전문가 교육도 지원한다.최신 패션 정보에 대한 교육을 접할 기회가 흔치 않은 중소 협력회사의 실무자나 매장 판매 사원들을 우선으로 해당 분야 전문가의 강의를 무료로 제공한다.롯데백화점은 아직은 갑·을이라는 표현을 계속 쓰고 있지만 상생안을 속속 마련하고 있다.롯데백화점은 작년 9월 점포별로 설치된 협력사 애로사항 해결창구 이름을 ‘고충상담센터’에서 ‘힐링센터’로 바꿔 운영하는 한편 조만간 강화된 운영방책을 내놓을 계획이다.또한 이달 중 본사와 협력사 직원이 서로의 역할을 바꿔보는 `롤플레잉교육'을 한다.롯데백화점의 한 관계자는 “갑을 이름을 바꾸는 것이 중요한게 아니라 진정성과 실효성 있는 방안을 내놔야 한다”며 “관련 방안을 활발하게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러한 협력사 관계개선에 대한 적극적 흐름에 대해 “남양유업 사태등 사회분위기 탓에 눈치보기식의 움직임이 아니냐는 여론도 있지만, 갑을 관계로 대표되는 협력사와의 관계를 바꾸려는 노력을 시작한다는 점 자체는 긍정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