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 ‘사탕무 사양 벌꿀 판별법’ 개발
국산 벌꿀 품질관리에 활용 기대… 유전자 분석으로 설탕 사양 벌꿀 판별 쉬워진다
2021-08-27 전승완 기자
[매일일보 전승완 기자] 농촌진흥청은 경기대 윤병구 교수 연구팀과 함께 세계 최초로 벌꿀 내 사탕무 유전자와 특이성분을 분석해, 천연 벌꿀과 사탕무 사양 벌꿀 판별법을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우리나라 벌꿀은 ‘천연 벌꿀’과 ‘사양 벌꿀’로 분류된다. 천연 벌꿀은 아까시나무와 같은 C3 식물에서 채취한 꿀이며, 사양 벌꿀은 C4 식물인 사탕수수로 만든 설탕을 먹여 생산한 꿀이다.
그동안 천연 벌꿀과 사양 벌꿀은 탄소동위원소비(13C/12C) 분석으로 판별했으나 이는 꿀벌에게 사탕수수 설탕을 먹여 생산한 사양 벌꿀에만 적용할 수 있었으며, 아까시나무처럼 C3 식물로 분류된 사탕무에서 유래한 설탕을 먹여 만든 사양 벌꿀은 구별할 수 없었다.
이번에 개발된 ‘사탕무 사양벌꿀 판별법’은 이중 중합효소 연쇄반응법을 통해 사탕무 고유 유전자를 분석해, 사탕무 설탕을 먹여 생산한 사양 벌꿀을 구별할 수 있다. 이 판별법을 적용하면 천연 벌꿀에 사탕무 사양 벌꿀이 1% 정도 섞여 있어도 1시간 이내에 분석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연구진은 천연 벌꿀과 사탕무 사양 벌꿀을 판별할 수 있는 ‘특이성분 트랜스-2-데센다이산’을 세계 최초로 분리·동정했다.
천연 벌꿀에는 트랜스-2-데센다이산이 평균 100g당 14.3mg이 들어 있으나, 사탕무 사양 벌꿀에는 8배 많은 127.0mg이 들어 있어 천연 벌꿀과 사탕무 사양 벌꿀을 판별하는 지표 성분으로 설정할 수 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사양 벌꿀 판별에 정확을 기할 수 있게 돼 국산 벌꿀에 대한 소비자 신뢰를 높이는 것은 물론, 부처 협의를 통해 수입 벌꿀의 안전성 확보에도 기술적 일조를 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양봉 산물 수출의 기술적 기반도 연구, 제도적으로 확립됨으로써 양봉산업 활성화에도 이바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한국식품과학회지 49권 4호 등 학술지에 논문이 게재돼 학술적으로 인정받았으며, 특허등록이 완료돼 실용화할 계획이다.
농촌진흥청 잠사양봉소재과 이만영 과장은 “이번 연구성과를 통해 국내에 유통되는 벌꿀의 품질관리를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