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첫 순방 ‘먹칠’한 윤창중은 누구?

나 홀로 靑 대언론 창구 역할… 불통 ‘입’ 말썽 인물

2013-05-12     김영욱 기자

[매일일보] 해외 순방에서 대통령의 ‘입’인 대변인이 ‘성추행 사건’을 일으켜 국격을 추락시켜 온 나라를 들썩이게 하고 있는 윤창중(57) 전 청와대 대변인은 어떤 인물일까?

지난해 12월 24일 깜짝 발탁돼 박근혜 대통령 첫 해외 순방 기간인 9일(현지시간) 전격 경질된 윤 전 대변인은 박근혜 대통령의 ‘1호 인사’였다.

보안을 중시하는 박 대통령의 인선 스타일과 윤 전 대변인의 ‘밀봉 퍼포먼스’, ‘불통 스타일’이 어우러지면서 그는 짧은 기간에 박근혜 정부의 상징적인 인사가 됐다. 윤 전 대변인에 대한 야당의 공격이 박 대통령의 비판으로 간주될 정도였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입’인 동시에 온갖 구설과 논란의 한복판에 섰던 윤 전 대변인은 새 정부가 출범한 지 75일, 당선인 수석대변인으로서 박 대통령과 첫 공식 인연을 맺은 지 138일 만에 악연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그의 당선인 수석대변인 임명은 당시 누구도 예상치 못한 ‘깜짝 인사’였다. 윤 전 대변인보다 되레 누가 추천했는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를 통해 향후 박근혜 정부의 보수 지향점을 가늠하기도 했다.

그는 코리아타임스와 KBS 기자, 세계일보 정치부장, 문화일보 논설실장 등을 거쳐 인터넷 블로그 ‘칼럼세상’에서 정치 칼럼을 게재하며 ‘극우 논객’으로 활동했다. 그는 수석대변인으로 임명되자마자 논란에 휩싸였다.

대선 기간 동안 문재인·안철수 후보를 강하게 비판하는 인신공격성 칼럼을 다수 올린 데다 주요 종합편성채널에도 출연해 이들 후보와 야권을 강하게 비판했기 때문이다. 또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인선을 발표할 때는 인선 문서가 들어 있는 밀봉된 봉투를 발표장에서 뜯는 작위적인 장면을 연출해 ‘밀봉 인사’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냈다. 여기에 대우조선해양의 감사위원을 맡은 전력으로 낙하산 논란을 빚기도 했다.

그는 당선인 수석대변인에 이어 인수위 대변인까지 맡았지만 이 같은 논란은 더욱 확대됐다. ‘1인 기자, 단독 기자’를 자처하며 나 홀로 인수위 대언론 창구 역할을 했지만 공식 브리핑 이외에는 인수위와 관련된 내용을 전혀 전하지 않아 ‘불통 인수위’라는 비판을 한몸에 받았다. 더군다나 대변인이면서도 언론의 고유 권한인 기사 가치에 대한 판단마저 스스로 내려 구설에 올랐다. 이른바 ‘받아쓰기 기자’를 요구해 물의를 빚은 것이었다.

청와대에 입성한 뒤에도 이 같은 행태가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기자들에게 배경을 설명해주는 백그라운드 브리핑에서도 곧잘 몸을 사려 불통 논란을 이어갔다. ‘모르는 것이 실수를 줄이는 길’이라는 얘기마저 나왔다. 그래서 청와대와 언론 간 소통보다 대통령만을 바라보는 대변인이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윤 전 대변인은 박 대통령의 첫 미국 순방에서 주요 브리핑을 도맡아 주목받았지만, ‘부적절한 행위’로 파란만장했던 대변인의 업무를 접었다. 이로써 그는 박근혜 정부에서 ‘불통 인사’로 비판받으며 줄낙마한 고위 공직자 대열에 끼게 됐다.

윤 전 대변인은 지난 2006년 한 신문 칼럼에 ‘청와대 대변인은 정권의 수준을 보여주는 얼굴이자 분신이다’라고 썼으며, 인수위원회 대변인으로 전격 발탁된 당시 자신의 인터넷 블로그에 ‘성공한 정권을 만드는 게 나의 책무’라며 ‘결코 실망시켜 드리지 않겠다’는 내용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