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쌍용차, 그렇게 당하고도 또 中인가

2021-08-30     이승익 기자
이승익
[매일일보 이승익 기자] 지난 IMF 외환위기, 대우그룹은 쌍용차를 인수한 지 1년 만에 부도가 나며 공중분해 됐다. 그러한 과정에서 쌍용차는 워크아웃에 들어가게 됐고 지난 2004년 쌍용차는 중국의 상하이 자동차 품에 안기게 됐다. 하지만, 당시 기자를 비롯한 관련 업계 전문가들은 많은 부작용을 예상했다. 중국의 상하이자동차가 신차 개발과 R&D에 그다지 관심이 없는 자동차 기업이었기 때문이다. 우려대로 상하이자동차는 젯밥에만 관심이 많았다. 회사 발전을 위한 인수가 아닌 기술력과 인력을 빼가는 것에만 관심이 컸던 상하이 자동차는 쌍용차에 고용창출도, 기술·디자인 개발도, 재투자도 하지 않았다. 결국, 상하이자동차는 단팥빵의 앙꼬만 빼먹고 버리듯 쌍용차의 핵심기술만 빼먹고 쌍용차를 내팽개쳤다. 덕분에 쌍용차는 워크아웃보다 강도가 센 법정관리에 들어가며 수많은 노동자의 죽음과 채권자, 개인주주들의 고혈을 짜냈다. 최근 쌍용차의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 그룹도 쌍용차의 대규모 적자에 두 손을 들었다. 상장된 쌍용차 시총이 2000억 원을 좀 넘는 것에 비해 최근 1년간 쌍용차의 누적 적자가 6000억 원을 넘는다 하니 적자 폭이 시총의 3배를 넘는다. 결국, 마힌드라는 새로운 쌍용차 투자자를 찾아 신규 유상증자를 통해 본인들의 대주주 지분율 75%를 50% 미만으로 낮춰 대주주 지위를 포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쉽게 말해, 구주매각은 아니지만, 신주투자를 통한 사실상 M&A 선포다. 그런데 이번에도 악몽의 데자뷔가 이어지고 있다. 삼성증권을 주관사로 신규 대주주를 물색하는 과정에서 중국 기업들의 입질이 많다고 한다. 최근 HAAH 오토모티브가 쌍용차 투자를 위해 인수제안서를 준비하고 있다고 여러 언론매체의 보도가 나왔다. 문제는 이들이 대부분 중국 기업이라는 데 있다. 인수제안서를 제출 예정인 HAAH 오토모티브는 미국에 있는 자동차 유통 스타트업이지만 중국의 체리자동차가 상당한 지분을 가지고 있어 사실상 중국 회사로 분류된다. HAAH 社는 1997년도에 설립된 중국의 5대 완성차 자동차 그룹인 체리자동차 등 중국 자본을 주요 주주로 두고 있으나 소재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다. 최근 체리차 모델을 미국에서 조립해 판매하는 계획을 세우는 등 체리차와 긴밀한 관계를 보이고 있다. 또 중국계 미국인 카슨 황 미·중 광동상공회의소 의장을 최고 국제 관계 책임자(CIR)로 두고 있다. 한때, 체리자동차는 GM대우의 마티즈와 매그너스의 디자인을 무단 도용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적도 있다. 당시, GM대우측은 체리자동차를 고발했다. 한편, HAAH의 자금력도 의구심이 든다. 지난해 매출이 약 230억 원 수준이라 하니 쌍용차 1차 벤더사 수준도 안 되는 중소기업이다. 이로 인해 HAAH사는 앞단의 얼굴마담 역할이며 실제 인수자금은 체리자동차가 투자금을 마련할 것으로 관측된다. 적어도 3천억 원 이상의 신규 유상증자를 해야 될 이번 쌍용차 딜을 소화하기에는 HAAH사가 너무나 작은 기업이다. 그 밖에도 전기차로 명성이 높은 중국 기업으로 테슬라와 경합하고 있는 비야디(BYD)와 볼보와 로터스를 거느리며 막대한 자금력으로 벤츠 지분 9.69%를 인수해 2대 주주가 된 중국의 지리자동차 등 또 다른 중국자동차기업도 쌍용차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들이 어떤 형태가 됐던 중국 자본을 끌어들여 쌍용차를 인수했을 경우 지난 상하이 자동차와 같은 사태는 또다시 반복될 것이다. 중국發 코로나로 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국내의 롯데와 현대차를 비롯한 글로벌 유수의 대기업도 중국의 반칙에 쓰라린 패배를 맛보고 있다. 시진핑과 공산당의 말 한마디에 기업의 생존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법과 신뢰의 원칙을 기대하기 힘든 나라다. 이것이 중국의 민낯이다. 결국, 모든 기업이 짝퉁과 반칙의 나라, 중국에서 탈출을 외친다. 시대의 흐름에 역행해 쌍용차가 또다시 중국 기업 품에 돌아가는 일이 없기만을 간절히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