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미스런 일…국민께 큰 실망 드려 송구”
朴대통령 수석비서관회의서 ‘尹사건’ 대국민사과
[매일일보] 박근혜 대통령은 13일 미국 방문 중 벌어진 윤창중 전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 사건과 관련해 “공직자로서 있어서는 안 되는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국민 여러분께 큰 실망을 끼쳐드린 데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공식 사과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이번 일로 동포 여학생과 부모님이 받았을 충격과 동포 여러분 마음에 큰 상처가 된 것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또 “이 문제는 국민과 나라에 중대한 과오를 범한 일로 어떠한 사유와 진술에 관계없이 한점 의혹도 없이 철저히 사실관계가 밝혀지도록 할 것”이라며 “앞으로 이 문제에 대해 모든 조치를 다할 것이고 미국 측의 수사에도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특히 “관련자들은 어느 누구도 예외없이 조사에 적극 협조해야 할 것이고, 응당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면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비서실 등 청와대 직원들의 공직기강을 바로세우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박 대통령은 “앞으로 이런 일이 생기면 관련 수석들도 모두 책임져야 할 것”이라며 “이번 일을 계기로 청와대 뿐만 아니라 모든 공직자들이 자신의 처신을 돌아보고 스스로의 자세를 다잡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이번 방미와 관련해 “안보와 경제에 국민들의 걱정이 큰 상황에서 한·미 양국의 새 정부가 몇 년 동안 지속될 공조의 기반을 마련하고 그 틀을 짜는 중요한 시점이었기 때문에 상당히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미국 일정에 임했다”며 “다행히 큰 성과가 있었다”고 자평했다.
우선 외교안보와 관련한 성과로는 “한미동맹 60주년 기념 공동선언을 통해 한미동맹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고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와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에 대한 미국 측의 공감과 지지를 이끌어냈다”며 “대북 문제에 있어서도 양국 간 공조를 더욱 확고히 했다”고 소개했다.
경제적 측면에서는 “실질적인 양국간 경제 협력 증진 방안들이 논의됐고 우리 경제인들과 함께 대북 리스크를 불식시키는 한편 활발한 투자 유치 활동을 통해서 3억8000만달러의 투자를 이끌어내는 많은 성과가 있었다”며 “정부와 기업이 힘을 모아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 우리 경제에 대한 믿음을 한 차원 높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박 대통령은 순방 기간 국회를 통과한 추가경정예산안과 관련해 여야 지도부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러면서 “지난주 금리 인하가 있었고 조만간 ‘선순환 벤처생태계 조성’ 방안까지 발표되면 부동산 대책과 투자·수출 활성화 대책, 중소기업 해외진출 활성화 방안 등과 함께 경기회복을 위한 정책 패키지가 제대로 추진될 것”이라며 “지금부터는 이런 대책들이 시너지 효과를 내도록 해 국민들이 조속히 경기회복을 실감할 수 있도록 만들어 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연두색 재킷을 입고 나온 박 대통령은 엷은 미소를 띠며 회의장에 입장했지만 윤 전 대변인 사태로 인한 부담 때문인지 다소 경직된 표정으로 회의를 진행했다.
사의를 표명한 이남기 수석은 이날 회의에 불참했으며 최형두 홍보기획비서관이 배석했다. 이 수석의 빈 자리에는 모철민 교육문화수석이 자리를 옮겨 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