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의위 뒤집은 검찰의 이재용 기소 결정에 주요 외신들 ‘갸우뚱’
블룸버그, NYT, WSJ 등 일제히 이재용 기소 비중있게 다뤄
2020-09-02 이상래 기자
[매일일보 이상래 기자] 검찰이 수사심의위원회 불기소 권고를 뒤집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기소를 강행한 것을 두고 전세계 주요 외신들은 의구심을 보였다.
2일 블룸버그, 뉴욕타임즈(NYT), 월스트리트저널(WSJ), 파이낸셜타임즈(FT) 등 주요 외신들은 이 부회장의 기소를 비중있게 다뤘다.
블룸버그는 "시민들로 구성된 검찰수사심의위원회는 검찰이 이 부회장에 대한 수사를 중지하고 기소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며 "해당 권고는 강제력은 없지만, 한국에서 가장 중요한 기업인 삼성에 대한 대중의 지지를 반영한 결과였다"고 보도했다.
NYT는 “법원이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하고, 수심위가 지난 6월 이 부회장을 유죄로 볼 증거 부족을 이유로 기소에 반대하는 의견을 내자 한국 사회에서 이 사건에 대한 의구심이 일었다"고 보도했다. 또한 "검찰의 승리가 확실한 건 아니다"고도 덧붙였다.
WSJ도 법리다툼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했다. WSJ는 “삼성 최고경영진 기소는 검찰이 수심위 권고를 따르지 않은 첫 사례”라며 “향후 수년간 재판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대법원까지 갈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FT는 네덜란드 연기금 APG 관계자를 인용해 “삼성의 사법 리스크 장기화와 불확실성이 우려된다”며 “이번 기소로 이 부회장이 회사의 성장 기회에 집중하지 못할 수 있으며 대규모 인수합병(M&A)과 같은 주요 의사 결정이 지연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이번 기소 결정은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이 대기업들을 독려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왔다”며 "일반 대중들도 한국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재벌'에 대한 처벌보다는 방역 및 경제 회복(살림살이 개선)에 더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닛케이는 검찰이 이런 논란을 무릅쓰고 이 부회장 기소를 강행한 배경을 짚기도 했다. 닛케이는 “집요하게 삼성을 수사한 검찰도 사정이 있다”며 “삼성이 수심위에서 불기소 상당의 ‘면죄부’를 얻으면서 진행 중인 다른 사건의 수사 대상자가 잇따라 수심위 소집을 요청했다”고 지적했다. 닛케이는 “관례대로 검찰이 수심위의 권고를 모두 따르는 것은 검찰 조직의 구심력 저하를 면치 못해, 조직 방어를 위해서라도 기소를 단행할 수밖에 없는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