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상금 파파라치 전성시대…신고하면 돈?
쓰파?봉파?카파?성파 “쉿~사냥꾼이 온다”
영세상인 가리지 않는 악덕 파파라치 많아
포상금제도도 좋지만 “서민상인들 너무 심하다”
2005-07-06 김윤정 기자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신고 포상금 제도
각종 신고 포상금을 노린 파파라치들의 교묘한 포상금 타내기가 갈수록 기승을 부리고 있다. 급기야 파파라치를 고수익 부업으로 선전하면서 노하우를 전수하거나 몰래카메라를 파는 인터넷 전문사이트까지 등장해 파파라치 붐을 조장하고 있다. 인터넷에 개설된 파파라치 인터넷학원에선 회원 가입비 1만 원만 내면 갖가지 포상금 정보를 패키지로 제공한다. 한 사이트는 일회용품, 무허가 자판기, 쓰레기 불법투기를 ‘손쉬운 대상’으로 선전하면서 ‘촬영 할 때는 주인 얼굴과 상호, 물건을 담는 모습까지 찍어야 한다’는 주의사항까지 전한다. 또 다른 사이트는 ‘주말 2시간에 100만원 수입 비법’, ‘월 100만 원으로 제한된 포상금 확장비법’까지 올려놨다. 사이트 운영자는 “월 30만~50만원 학원비 내고 배우는 것보다 인터넷 과외가 훨씬 효과적”이라고 선전했고, 게시판에는 “학교 앞 문구점의 불법 메달게임을 신고하려는데 미성년자도 포상금을 받을 수 있느냐”는 한 중학생의 글도 올라와 있다. 파파라치를 양성하는 학원도 늘고 있어 문제다. 서울 강남에 있는 유명 ‘신고보상학원’.수강생들은 이론과 실습 교육비까지 모두 35만원의 수강료를 내야 한다. 그런데 수강생들을 끌어 모은 뒤 실습을 위해 고가의 카메라 장비를 사야한다며 장비 강매를 공공연하게 하고 있다. 활동에 필요한 장비값은 무려 140만 원.이 학원 수강생 이 모씨는 “원장 입장에서는 학원생들을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없는 사람 등쳐먹는다는 생각밖에 안든다”고 말했다.수강생들은 또 학원의 수업 내용이 신고보상제도의 종류와 절차 등 인터넷과 관할관청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간단한 정보에 그치는 데도 수강료는 터무니없이 비싸다고 주장했다.이에 대해 강남교육청 한 관계자는 “파파라치들을 육성해내는 학원들은 대부분이 무허가 학원들”이라며 “전문 신고꾼 양성교육은 교습과정으로 적절하지 않아 학원으로 허가해 주지 않았다”며 강남 경찰서에 이 학원을 무허가 등록학원으로 고발조치 했다.정부와 지자체에서 운영 중인 신고 포상금 제도는 50여종에 달한다. 카파라치(교통위반) 쓰파라치(쓰레기무단투기) 봉파라치(비닐봉투) 자파라치(불법자판기) 주파라치(주식ㆍ술) 꽁파라치(담배꽁초) 크레디파라치(신용카드) 농파라치(농지) 노파라치(노래방) 부파라치(부동산) 지파라치(지하철 방화) 팜파라치(의약품) 성파라치(성매매) 등.이들을 보는 시각도 다양하다. 공무원들이 미처 손쓰지 못한 구석구석의 불법행위를 찾아낸다는 긍정적인 시각이 있는가 하면, 돈벌이 사냥꾼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있다. 개중에는 식품에 이물질을 고의로 넣고 고액을 요구하거나 영세상인과 노점상도 가리지 않는 악덕 파파라치가 설치기 때문이다. 정부와 지자체에서 신고보상제를 지나치게 확대하기 보다는 포상금에 대한 상한선을 마련하는 등 하루 빨리 규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시장 상인들은 1회용품 사용규제 위반사업장에 대한 과태료부과 및 신고포상금 지급조례중 ‘포상금 수혜를 목적으로 한 부정, 부당한 신고’는 포상금 지급에서 제외시키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이에 대해 관련구청 한 관계자는 “지역 시민단체 또는 사회단체들이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이달부터는 위해식품 신고 포상금이 현행 30만원에서 최고 천만원으로 대폭 인상돼 파파라치들이 더 늘어날 것을 예상되 식품업체와 식당들이 속을 끓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