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 교수들, 6년째 교내 복지기금 기부

베푸는 ‘참 스승’, 교내 관리직·미화원 기금 쾌척

2014-05-14     박시은 기자

[매일일보 박시은 기자] 건국대학교 교수들이 6년째 매년 스승의 날에 교내 관리직 직원과 미화원을 위한 기금을 쾌척해 화제다.

건국대에 따르면 신산업융합학과의 유왕진·이철규·문종범·이동명·강민형 교수들이 지난 2008년부터 매년 기부를 해오고 있다. 올해도 어김없이 ‘관리직 복지사랑기금’으로 1천만원을 내놨다.이들은 기부를 시작한 2008년부터 10년간 매년 스승의 날 즈음에 1천만원씩 총 1억원을 기부하기로 하고 6년째 약속을 지키고 있다.기부는 유왕진 교수의 아이디어로 시작됐다.유 교수는 “2007년 학교 축제가 끝난 뒤 교내가 쓰레기장이나 다름없었는데 사흘도 지나지 않아 깨끗해졌더라"며 "미화원과 관리직원 분들에게 빚을 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뜻이 맞는 동료 교수들을 모았다”고 떠올렸다.이들은 오래도록 뜻을 이어가고 긴장감도 불어넣고자 10년이란 시한을 정했다.기부 날짜를 매년 스승의 날로 정한 것은 교육자상(像)에 대한 고민에서 비롯됐다.

받기만 하는 스승의 날이 아니라 베푸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게 유 교수의 설명이다. 카네이션을 전하는 제자 앞에서 떳떳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강연료, 저서 인세, 각종 수당 등을 모아 기부금을 마련하고 있다.

처음엔 세 명의 교수가 해오던 일에 재작년 이동명 교수, 올해 강민형 교수가 차례로 동참했다.유 교수는 "처음엔 하루 1만원 꼴로 10년간 매일 모아야 한다는 생각에 결코 쉽지 않았지만 함께 하는 분들이 늘면서 숨통이 트였다"며 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그동안 교수들이 기부한 돈은 관리직원들의 방한복 구매와 청소직원 휴게실 사물함 설치 등에 사용됐다.
기부에 나선 교수들이 교내 관리직·미화원들 사이에서 총장보다 유명인사가 된 것은 선행이 불러온 작은 변화 중 하나다.

유 교수는 “미화원과 관리직원들이 우리와 마주칠 때마다 먼저 알아보고 인사해 주신다”며 “사무실 대청소 등이 있을 때도 발벗고 나서 도와주시니 우리가 베푼 것보다 받은 게 더 많다”고 겸손해했다.그는 “남은 4년도 잘 채울 수 있도록 하겠다”며 “작은 정성이지만 서로 아끼고 사랑하는 문화가 학교에 정착하는데 일조했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