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2차 항체조사, 1440명 중 1명 양성… “집단면역 불가능 재확인”
‘숨은 감염자’ 많지 않다는 뜻…1차 땐 0.03%
현재 상황 제대로 반영 못했다는 지적도 존재
2021-09-14 김동명 기자
[매일일보 김동명 기자] 방역당국이 일반 국민 1400여명을 대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차 항체가(抗體價) 조사 결과 단 1명(0.07%)만 항체를 보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1차 조사 때와 마찬가지로 0.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 수치로만 보면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은 사람 중 항체를 보유한 사람이 거의 없어 우리나라의 경우 집단면역을 통한 코로나19 극복은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14일 정례 브리핑을 통해 국민건강영양조사 잔여 혈청을 이용한 2차 검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검사는 6월10일~8월13일 사이 1440건의 혈청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 같은 결과는 자신도 모르게 코로나19에 걸렸다가 회복된 후 항체를 갖게 된 ‘숨은 감염자’가 많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다만 수도권의 집단감염이 본격화한 지난달 14일 이전에 실시된 관계로 언제, 어디서 감염됐는지 모르는 이른바 ‘감염경로 불분명’ 환자 비율이 23∼24%에 달하는 현재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정은경 방대본 본부장은 이날 2차 조사에서도 1건만 양성으로 나온 결과에 대해 “전문가 자문 회의 결과 2차분 조사 결과는 검체 수집 시기가 8월14일 이전으로, 8월 중순 이후의 유행 상황을 설명하기는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항체가 검사는 코로나19에 감염된 이후 체내에 항체가 형성됐는지 확인하는 검사다. 바이러스성 감염병에 걸린 뒤에는 보통 몸속에 항체가 형성되기 때문에 항체가 검사를 하면 코로나19에 감염된 사실을 모른 채 지나간 환자를 포함한 전체 환자 규모를 가늠할 수 있다.
0.07%라는 수치는 지역사회에 항체를 보유한 사람이 거의 없어 집단면역을 통한 대응은 사실상 불가능함을 시사한다.
이에 방역당국은 치료제나 백신이 개발될 때까지 지금처럼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면서 유행을 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방대본이 앞서 지난 7월 9일 공개한 1차 항체가 조사에서는 3055명 중 1명(0.03%)만 양성이었다. 지난 4월 21일부터 6월 19일 사이 수집한 국민건강영양조사 관련 혈청 1차분 1555명에서는 항체가 1건도 발견되지 않았으나 서울 서남권 5개구(구로·양천·관악·금천·영등포) 거주자 가운데 특정 의료기관을 찾았던 환자 1500명 중 1명에게서 항체가 발견됐다.
1차 조사땐 대상에 코로나19 피해가 컸던 대구지역 주민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한계가 있었지만, 이번에는 조사 대상의 10.1%인 145명이 대구 주민이다. 또 세종과 대전지역 주민 156명도 이번 2차 조사에 포함됐다.
한편, 유럽과 일본 등에서도 이런 방식의 검사를 통해 코로나19 환자가 얼마나 되는지 파악하고 있다. 그동안 나온 조사결과로 보면 미국 뉴욕시의 경우 24.7%, 영국 런던은 17%, 스웨덴 스톡홀름은 7.3%, 스페인은 국민의 5%, 일본 도쿄에서는 0.1% 정도가 항체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