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 新 수수료체계, 약인가 독인가

회사-비대위 팽팽한 대립 속 입장차 여전

2013-05-15     정두리 기자

[매일일보 정두리 기자] CJ대한통운 비상대책위원회 등 시민단체들은 지난 14일 오전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회사 측의 수수료 인하 방침은 '갑의 횡포'라며 사태 해결을 위한 교섭을 촉구했다.

비대위 등 시민단체들은 “택배 노동자들이 대한통운의 수수료 인하 방침을 거부하고 파업에 나선 것은 살기 위한 최후의 외침”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이들은 “CJ대한통운은 지난 3월 배송 1건당 880~950원이었던 수수료를 800~820원으로 인하하겠다고 밝혔다”며 "회사의 수수료 인하안을 수용하면 노동자들이 월평균 150만원의 수입으로 살아야 한다"고 성토했다.또 “택배를 경비실에 맡긴 사실을 고객이 회사에 알리면 배송품에 하자가 없어도 건당 1만원의 벌금을 부과하고 원인을 알 수 없는 파손도 모두 택배 노동자들이 책임지라는 것이 CJ대한통운의 요구”라고 강조했다.이들은 “CJ대한통운은 갑의 횡포를 반성하고 즉각 교섭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초기 인천·부천을 중심으로 시작된 이번 파업 규모는 270여명에 불과했지만 지난주를 거치면서 서울·창원·청주·광주 등 전국으로 퍼져 1000여명으로 불어난 상태다.이에 앞서 CJ대한통운은 지난 달 초 대한통운과 CLS의 통합 후 새로운 택배기사 운송수수료 체계를 도입했다.이는 전국 4600여개 읍·면·동 행정구역별 면적당 평균 배송수량을 기준으로 등급을 책정해 표준 배송수수료 단가를 배송량에 적용해 지급하는 방식이다.

CJ대한통운 측은 “수수료가 800원으로 일괄 인하됐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올해 4월 면적당 평균 배송수량을 기준으로 수수료 단가를 지급하는 새로운 수수료 체계를 적용했으며 대부분 기존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반박했다.

또 “4~6월간 평균 수입이 3월보다 낮을 경우 차액을 전액 보전하도록 하는 등 근무 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반면 CJ대한통운 소속 한 택배기사는 “회사가 제시한 보상안은 단지 택배 노동자에게 할당되는 택배 물량을 늘려주겠다는 건데 어떻게 지금보다 일을 더 하란 말이냐”고 꼬집었다.이에 회사 측은 “택배기사들의 오해에서 비롯된 생각”이라며 “이미 전국 주요도시 및 수도권 지역을 수차례 시뮬레이션해서 등급을 책정했다. 새로운 수수료체계는 시간당 배달 생산성을 이전보다 확연히 높여 업무 효율성을 배가시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