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언제든 대화하자" 서한에 日외상 "韓 국제법 위반"
스가 내각 출범에도 한일 관계 냉랭
2021-09-17 김정인 기자
[매일일보 김정인 기자] 문재인 정부가 스가 요시히데 총리의 취임을 축하하는 서한을 보내며 대화 의지를 표명했지만 일본의 반응은 냉담하기만하다. 스가 총리는 첫 기자회견에서 한·일 관계 자체를 언급하지 않았고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은 한국이 국제법을 위반하고 있다는 입장을 반복했다.
문 대통령은 스가 총리가 취임한 지난 16일 스가 총리에게 서한을 보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일본 정부와 언제든 마주앉아 대화하고 소통할 준비가 돼 있으며, 일본의 적극적 호응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의 기대와는 달리, 일본의 반응은 심드렁했다. 17일 NHK에 따르면 모테기 일본 외무상은 전날 외무상 유임을 기념하는 회견에서 문 대통령의 서한에 대한 질문에 "한국은 중요한 이웃 나라로 아시아 지역 안보에 한일·한미일 협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제 강제징용 배상 문제에 대해선 "이웃이기 때문에 (한일 간) 주요 현안에 대해서는 계속 생각을 하고 있다"며 "솔직히 말씀드리면 국제법을 위반하고 있는 것은 한국이다. 이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라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충분한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한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지만, 원론적인 수준의 언급으로 보인다.
스가 총리는 전날 일본 총리관저에서 첫 기자회견 열고 '아베 정권의 주요 정책을 계승한다'는 정책 기조를 재확인하면서 한일 관계는 언급하지 않았다. 중국, 러시아, 북한 등 일본과 인접한 외교 상대에 관해서는 직·간접적으로 언급했으나 한국에 대한 언급만 빠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