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천재작곡가의 음악 담은 연극 '울림' 24일 마당세실극장 공연
극단 시선 하반기 신작 '울림' 대학로 24일 개막
일제강점기,여성 작곡가를 통해 보는 현재 우리의 이야기
2021-09-21 김종혁 기자
[매일일보 김종혁 기자] 다양한 작품에 한국 고유의 색을 담아 무대 위에 올리며 탄탄한 내공을 쌓아온 극단 시선의 하반기 신작 연극 <울림>이 9월 24일부터 27일까지 대학로 마당세실극장 무대에 오른다.
<울림>은 한 젊고 가능성 있는 여성 작곡가 윤의 음악을 향한, 고향을 향한 고백이다.
극단 시선의 신작 <울림> 은 1940년대 일제감정기 말 서대문 형무소에 체포된 작곡가가 진실과 가치를 위해 죽을 것 인가 살기 위해 친일 할 것인가를 갈등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 작곡가 안윤은 독립군 군가를 만들었다는 죄목으로 서대문 형무소에 체포되고 조선총독부 학무국 국장 사이토에게 태평양전쟁 조선인 징병을 옹호하는 ‘대동아서사’ 작곡을 종용당한다. 윤은 친일 작곡가 하 선과 남편 백 건, 동생 안 영, 사이토 국장 사이에서 대동아서사를 쓰고 살 것인가, 조국에 대한 신념을 지키고 죽을 것인가 갈등한다. 독립군 군가 가사를 쓴 영은 살아서 독립운동을 하자는 윤의 무언의 회유에도 조국의 독립을 외치는데...
1940년대 5년 후 끝날 일제강점기가 극에 달해 있을 시점 윤은 12시간 동안 그 고향과 음악을 버리고 태평양전쟁의 조선인 징용을 선동할 대동아서사를 쓰고 사느냐 고향과 음악을 살리는 대신 가족마저 저버리고 죽느냐를 선택해야 하는 생사의 기로에 선다.
그 시대가 아니었으면 소박한 음악의 꿈을 꾸며 작곡가로 살아갔을 그녀는 고통이 인간을 어디까지 몰고 갈 수 있는지를 시험당하며 죽음과 거래를 한다.
생명이 경각에 달린 예술가에게 구원이란 무엇일까. 작곡가 윤의 모습을 통해 현대인에게 예술은 어떤 의미를 갖는가. 이 작품은 구원도 보장도 없이 사는 이 시대 현대인들에게 진정한 삶의 가치와 선택의 의미를 묻는다.
국내외 공연을 통해 한층 더 깊이 있게 다져진 극단 시선의 색깔을 더한 이번 작품은 탄탄한 작품성과 함께 윤의 시각에 의해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공간의 변화를 다양한 오브제를 통해 깊이 있는 미장센을 만들어 낸다.
<울림>은 힘든 운명을 개척하고 자신이 지키고자 하는 것을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는 이 시대 모든 현대인들을 위한 작품이다. 76년 전 이야기지만 오늘날 우리들의 이야기기도 하다.
작품 속 인물들이 가지고 있는 능동적인 움직임, 적극성, 생활력, 생명력은 이 시대 모든 사람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던진다.
사회적으로 힘든 시기를 함께 이겨내고 있는 지금 이 시기에 지쳐있는 모든 이들에게 앞으로 더 나아갈 수 있는 힘의 원동력이 되어줄 연극 <울림>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