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둔화 우려] 韓 경제, 환율 하락에 무역 수지 역행 우려
최근 수출 회복세에 찬물 우려…각 기업 수익성 악화 우려
국내에서 원료 수급받아 수출하는 기업이 가장 큰 타격
수출 비중 높은 자동차나 일부 철강업계, 선박 등 피해 우려
2021-09-21 문수호 기자
[매일일보 문수호 기자] 최근 달러화 약세와 함께 위안화 강세 영향을 받아 원달러 환율이 지속 하락하고 있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에도 수출 부문에서 꾸준히 회복세를 유지하던 한국 경제가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21일 관세청에 따르면 1~20일 통관 기준 잠정 수출액은 296억달러로 지난해 동기 대비 3.6%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 영향을 받은 3월 이후 첫 증가세 전환이라는 의미가 있지만, 조업일수(2일) 차이를 반영한 1일 평균 수출액은 9.8%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 수출은 지난 3월부터 8월까지 6개월 연속 감소하며 부진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9월에는 조업일수 증가로 7개월 만에 상승 반전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최근 원달러 환율의 급격한 하락세는 수출 위주의 한국 산업에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내수 부양을 통해 코로나19를 극복하고 있는 것과 달리 한국은 내수보다 수출을 통한 경제회복을 노리고 있다. 특히 지난 8월부터 코로나 재확산 속에 기업들은 수출 비중을 늘리는 수출 중심 위주의 전략을 펼치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 등 해외 국가들이 코로나 발생 속에서도 경제 활동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원달러 환율이 지속 하락세를 보여 이 같은 상황이 장기화되면 무역 수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원달러 환율은 20일 1160원대로 추락해 종가 기준 약 8개월 전인 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단기적으로 1130원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기축통화국인 미국이 돈을 계속 풀고 있는 데다 위험자산 수요도 커지고 있어 달러 약세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중국 위안화 강세로 인해 중국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원화도 덩달아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산업계는 내수 활성화가 힘든 상황에서 환율 하락으로 수익성에 타격을 입을까 우려하고 있다. 현재 수준에서는 큰 타격을 입을 정도는 아니지만, 장기 기조로 전환될 경우 수출 전략을 다시 검토해야 한다. 특히 국내에서 원료를 조달해 수출하는 기업들은 수익성에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반면 원료를 해외에서 조달받는 경우 수출과 자연스럽게 헤지가 되기 때문에 큰 타격을 받지 않는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국내에서는 수출 비중이 큰 자동차나 일부 철강업체 등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반도체를 비롯해 자동차, 철강, 조선, 정유화학 등 수출 위주의 산업군은 환율 하락이 지속돼 장기 기조로 바뀐다면 수익성에 집중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철강업계 한 수출 담당자는 “환율은 통제 불능 변수라 어찌할 수 있는 바가 없다”며 “단지 손익에 대한 민감도는 분명해 장기적 평가 절상에 따라 손익이 나빠지면 수출 비중을 줄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