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일금일학(一琴一鶴). ’하나의 거문고와 한 마리의 학이 가진 것의 전부‘라는 뜻으로 청렴한 관리의 생활을 비유하는 사자성어다.
최근, 공직사회 전반에서 보직임명, 승진, 포상 등이 결정 된 대상자에게 ‘저 분은 청렴할까?’라는 뒷얘기를 서로 자주 건네곤 한다.
그만큼 청렴은 공직 사회에서 절대적으로 필요한 덕목이 되었다. 그리고 이제는 공직사회 뿐만 아니라 국회 인사청문회 검증, 유명인 탈세, 그리고 기업 대표의 갑질 등에서 이슈화되는 국민의 주된 관심사항이다.
그렇다면 공직자에게 청렴이란 무엇일까?
청렴의 사전적 의미는 ‘성품과 행실이 높고 맑으며, 탐욕이 없음’이다. 청렴과 관련 국가공무원의 인사행정 근본 기준인 국가공무원법상에는 ‘직무와 관련하여 직·간접적으로 사례 증여 또는 향응을 주거나 받을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따라서 공직자에게 청렴이란 1차적으로 사례금품과 향응수수의 금지다. 어떻게 보면 지극히 당연한 사회구성원들의 도덕적 인식과 책무인 셈이다.
다시 말해 공직자의 행위와 그 결과는 당연한 것으로서, 공직서비스의 수혜 대상인 국민들 입장에서는 그게 비록 인지상정이라 하더라도 ‘사례’와 ‘답례’를 주고받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명시적 규정 문구는 행위의 금지에 있지만 그 취지는 도덕적 청렴을 담고 있는 것이다. 지극히 당연하며, 그러기에 공무원의 의무에는 청렴이 포함된다고 할 것이다.
현대 문명과 민주사회에서 공직자가 그 행위의 결과와 행위의 전제 조건으로 금품과 향응이 수수된다면 그것은 공무가 될 수 없고, 다수의 공공이익과 공동선을 위해 존재하는 공직의 의미는 사라질 것이다.
이런 이유로 공직자의 청렴은 꼭 지켜야 할 도덕률이고 의(義)이며, 이 시대를 살아가는 민주사회의 구성원으로서 갖추고 행해야할 시대적 소명이 된다.
다산 정약용 선생님의 『목민심서』 중에 ‘위생어렴’(威生於廉), ‘신유어충’(信由於忠)으로 “위엄은 청렴에서 생기고, 신의는 충성에서 나오는 것”이란 말이 있다.
그렇듯, 공직자가 청렴하면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받을 수 있고 그 누구에게도 당당하고 떳떳할 수 있으며, 개인적으로는 큰 문제없이 공직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서해지방해양경찰청은 올해 일선 파출소 등 현장직원들을 대상으로 청렴교육을 24회 실시했다. 교육담당 책임자로서 느낀 점은 청렴이라는 단어만으로 무엇인가 딱딱하고 많은 공직자들이 위축된다는 것이었다. 실제는 대부분이 행위와 인식에서 청렴하게 생활하고 있으면서도 말이다. 하지만 일부의 경우는 아직도 청렴에 대한 인식이 낮은 것도 분명하다.
어느 사회, 조직이나 마찬가지이듯, 극히 일부에 의해 비난과 신뢰의 상실이 발생할 수 있다. 공직자 한 사람의 비청렴은 조직의 신뢰 상실과 연결될 수 있다.
해양경찰을 비롯, 많은 공직자들이 다산 선생님의 청렴 정신을 본받아 한 번의 일탈로 국민들로부터 외면과 지탄을 받은 후 사후약방문의 대책을 세우는 것보다는, 보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청렴한 공직사회 만들기에 동참했으면 한다.
서해해경청 청문감사담당관 경정 강승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