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볼륨 경쟁] 전기차 ‘100만대 시대’… 누가누가 살아남나

현대차그룹·폭스바겐 전기차 플랜 실현 가능성 높아 내연기관 업체 간 격차 벌어지며 상당수 도태 분석

2020-09-22     성희헌 기자
테슬라
[매일일보 성희헌 기자] 글로벌 완성차 업체가 전기차 전략 수립을 위해 2025년 100만대 이상 판매 슬로건을 내건 가운데 현실적으로 일부 업체만이 달성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자동차그룹과 폭스바겐이 실현 가능성 높다는 평가를 받으며 내연기관 중심의 업체 간 격차가 벌어진다는 관측이다. 22일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2020년 기준으로 20만대 이상 순수 전기차를 생산하지 않는 이상 2~3년 내 볼륨생산으로의 변화는 불가능하다. 내연기관 업체의 경우 전기차 체제로 가기 위해서는 전기차 공장을 새로 건설하거나 기존 내연기관 생산라인을 교체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전기차 전용공장 및 전용라인 확보에 큰 공을 들이고 있고, 이미 해외 전기차 공장을 가동하고 있어 현재까지의 성과는 글로벌 대부분 업체에 비해 앞서있다는 분석이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까지 전기차 판매대수를 100만대로 늘려 시장점유율을 10% 이상 끌어올릴 계획이다. 폭스바겐도 장기간 라인조정에 투자하며 2022년까지 8개 공장에서 브랜드 전용 전기차 플랫폼 ‘MEB’ 양산 및 2025년까지 연 150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할 목표다. 유지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공장을 새로 건설하는 완성차 업체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기존 내연기관 차량 생산을 강제로 중단시키고, 해당 설비교체 등을 통한 재투자가 필요한데 이 과정에서 기존 내연기관 차량을 강제적으로 단산시키는 것이 어렵다. 일반적으로 수십개의 차종을 운영하는 대형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EM)들이 단숨에 십여개 이상의 제품을 단산시키는 의사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내년까지도 전기차 전용 플랫폼에 기반한 차량을 유럽시장에 출시하는 업체는 사실상 찾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다임러와 BMW의 경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에 대한 투자가 너무 컸기 때문에 전용 전기차 플랫폼 경쟁에서 뒤쳐질 것으로 관측했다. 유지웅 연구원은 “유럽연합(EU)의 이산화탄소 규제가 적용되기 시작하며 자동차 업체별 전기차 전략의 한계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GM이나 포드뿐만 아니라 전체 판매량 중에서 하이브리드차 비중이 20%를 넘어서는 토요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크게 늘리고 있는 BMW, 다임러 입장에서는 갈수록 힘들어 진다. 조만간 단산될 파워트레인을 탑재한 차에 대한 고객 충성도는 낮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전세계 전기차 판매 1위 기업인 테슬라의 경우 이미 테라팩토리·텍사스 공장이 착공에 들어간 상태로 독일·상해 공장의 잠재 생산능력까지 모두 합하면 2025년 500만대에 달하게 된다. 테슬라 외에 글로벌 판매 채널을 보유한 업체 중에서는 현대차그룹과 폭스바겐이 유일한 순수 전기차 제조사로 성장하는 한편 나머지 업체들과의 격차가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