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볼륨 경쟁] 현대차그룹, 전기차 반격… 테슬라 독주 막는다
전기차 전용공장 확보 공 들여… 내년 50만대 여력 갖춰
‘E-GMP’ 적용한 아이오닉 등 다양한 라인업 선보일 예정
2021-09-22 성희헌 기자
[매일일보 성희헌 기자] 테슬라가 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며 독주를 이어가는 가운데 현대자동차그룹의 반격이 시작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전용 공장 및 라인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는 데다 내년부터 전기차 전용 플랫폼이 적용된 ‘아이오닉’ 라인업을 론칭하는 등 전기차 1위 기업 테슬라에 맞설 예정이다.
22일 에너지 시장조사기관 블룸버그 뉴에너지 파이낸스에 따르면 2040년 전세계 신규 승용차 판매 중 전기차 비중이 58%에 달할 전망이다. 특히 영국에서는 이미 분기 기준 사상 처음으로 친환경차 등록대수가 디젤차를 넘어섰다. 올해 2분기 영국 친환경차 신규 등록 대수는 전체 20%가량인 3만3000대를 차지했다. 가장 인기 있는 친환경차는 테슬라의 ‘모델3’였다.
테슬라는 지난해에도 전세계에서 36만대를 판매하며 ‘1인자’의 면모를 드러냈다. 국내에서도 올해 상반기 전기승용차 점유율 43.3%를 기록하며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테슬라는 올해 상반기 국내에서 7080대가 판매됐다. 전년 동기(417대)보다 1587.8% 급증한 수치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차그룹이 내년 전기차 도약의 원년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울산 1공장 2라인, 화성 3공장이 전기차 전용라인으로 운영이 예정돼 있다. 최근 해외 생산라인도 확대하고 있기 때문에 2021년 순수 전기차 생산 여력이 5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내년부터는 전기차 판매량이 대폭 증가할 전망이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경쟁력이 강화된 전기차 전용 모델이 잇달아 출시되기 때문이다. 2021년 현대차 아이오닉을 비롯해 기아차 CV(프로젝트명), 제네시스 JW(프로젝트명) 등이 출격을 앞두고 있다.
‘e-GMP’는 개발 단계부터 전기차 특성에 맞춰진 플랫폼이다. 내연기관의 엔진·구동축이 제거되면서 실내 공간도 확장할 수 있다. 무엇보다 전체적인 효율성이 높아짐에 따라 1회 충전 주행거리도 대폭 늘어났다. 아이오닉 브랜드의 경우 20분 내 충전이 가능하고, 한 번 충전으로 450km 이상 달릴 수 있다.
현대차 아이오닉은 2024년까지 준중형 CUV, 중형 세단, 대형 SUV 등 3종의 전용 전기차 라인업을 갖출 계획이다. 아이오닉 브랜드는 ‘숫자’가 조합된 새로운 차명 체계를 도입한다. 직관적이고 확장성도 용이하며 글로벌 통용이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신규 차명 체계에 따라 △내년 출시될 준중형 CUV는 ‘아이오닉 5’ △2022년 나올 예정인 중형 세단은 ‘아이오닉 6’ △2024년 출시 예정인 대형 SUV는 ‘아이오닉 7’으로 명명됐다.
기아차는 오는 2027년까지 전용 전기차 모델 7개를 출시하는 등 전기차 사업 체제로의 전환에 박차를 가한다. 전기차 중심의 사업 전략을 기반으로 오는 2029년에는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 비중을 25%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기아차는 2025년까지 총 11개의 전기차 풀 라인업을 구축해 국내 시장과 북미, 유럽 등 선진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 비중을 20%까지 확대한다.
특히 내년 출시를 앞둔 ‘CV’는 기아차가 축적해온 기술력과 첨단 전기차 신기술을 바탕으로 개발된 최초의 전용 전기차 모델이다. 디자인, 기술력, 성능 면에서 글로벌 최고 수준의 상품성과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CV’는 기아차 전 부문의 혁신과 변화가 담길 것으로 보인다.
‘CV’를 생산하는 화성 공장은 기아차의 국내 공장 중 최대 규모다. 전세계 170여개국에 직수출을 하고 있는 기아차 글로벌 경쟁력의 기반이자 물류의 요충지로도 꼽힌다. 제네시스는 2021년 2종의 전기차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는 신형 G80 기반 전기차와 ‘e-GMP’ 기반의 CUV인 ‘JW’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판매 방식에서의 혁신도 모색하는 상황이다. 전기차 라이프 사이클의 통합 관리를 통해 고객에게 또 다른 구매 솔루션을 제공하는 구독 서비스, 전기차 핵심 부품인 배터리 렌탈·리스 프로그램, 중고 배터리 관련 사업 등도 검토 중이다. 전용 전기차 모델 출시 등 제품력 강화와 함께 생산, 판매, 서비스 등 전사 혁신 체계 구축을 바탕으로 글로벌 전기차 리더십 확보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