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볼륨 경쟁] "최대 격전지 유럽 시장을 잡아라”

올 상반기 유럽 전기차 판매량 41만대로 中 제쳐 EU 환경세 강화와 보조금 정책… 전기차 확산 촉진

2021-09-22     조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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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조성준 기자] 유럽이 가장 큰 전기차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전기차 관련 업체들의 유럽 시장 장악력이 곧 글로벌 경쟁력을 가늠하는 척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유럽의 전기차 판매량은 41만대로, 중국의 38만대를 앞질러 세계 1위 시장이 됐다. 유럽 전기차 시장이 중국을 제친 것은 2016년 이후 4년 만이다. 성장률에서도 유럽 시장이 중국 시장을 넘어섰다. 올 상반기 전기차 판매량은 유럽 시장이 전년 동기 대비 57% 개선된 반면 중국은 42%나 감소했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 전기차 내수 시장이 극심한 침체를 겪은 데 따른 반사이익 효과도 있으나 유럽의 적극적인 전기차 보급 정책에 따른 수요 확산이 주된 이유다. EU의 전기차 판매 증가를 이끈 건 단연 정책이다. 내년부터 내연기관 차량 매연에 대한 환경세를 강화하기로 했기 떄문이다. 해당 규제에 따르면 EU 내 완성차 기업들은 대당 연평균 CO2 배출량 95g/km을 상회하지 않아야 한다. 만약 이를 초과하면 1g/km당 95유로(약 12만7000원)의 벌금이 적용된다. 유럽 전기차 중심지 독일은 이같은 EU정책을 선도하고 있다. 주요외신 등에 따르면 독일 정부는 내년부터 기후변화 방지 노력을 위해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이 높은 차량에 배출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발의된 관련 법안 초안에 따르면 내년부터 2030년까지 195g/㎞ 이상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차량에는 기존 세금의 두 배를 부과한다. 배출량이 95g/㎞ 이하인 차량 구매자들에는 추가 세금을 물리지 않는다. 특히 전기차(EV) 구매자에게는 면세 혜택이 제공돼 전기차 구매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런 초강력 규제와 함께 유럽 주요 국가들은 전기차 보조금을 확대하고 있다. 독일의 경우 최근 전기차 보조금을 6000유로(약 850만원)로 두 배나 늘렸다. 코로나19로 위축된 자동차 산업을 살리고 친환경차 보급을 빠르게 진행시키기 위한 정책적 판단에서 시행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프랑스는 독일보다 1000유로가 많은 7000유로(약 960만원)를 국가에서 보조금으로 지급하고 있으며 영국은 6000파운드(약 850만원)를 지급하고 있다. 이탈리아는 6000유로(약 850만원)를, 스페인은 5500유로(약 770만원)를 지원받을 수 있다. EU는 2025년에는 차량 당 이산화탄소 배출량 81g/km까지 조이면서 전기차 보급을 넘어 내연기관 차량을 전기차로 전면 대체하는 야심찬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는 순수 전기차가 볼륨 차종으로 전환돼야 달성 할 수 있는 기준이다. 이밖에도 완성차 전통이 깊은 유럽의 높은 차량 제조 기술력, 친환경에 대한 시민들의 선진의식을 고려하더라도 향후 유럽이 전기차 중심지가 될 것이라는 전망에는 이견이 없다. 업체들이 유럽에서 성공하지 못한다면 전기차 분야에서 가시적인 성장을 이루기 어려울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유럽 시장의 전기차 보조금이 중국 대비 2배 이상으로 확대되며 세계에서 가장 큰 전기차 시장으로 성장할 전망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