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사외이사, 올해도 금감원 출신 차지

고위공무원 출신인사도 포진..."방패막이" 비판 거세

2013-05-20     배나은 기자
[매일일보]올해도 금감원 등 고위 공무원 출신이 다수 증권사 사외이사 신규 선임 안건에 이름을 올렸다.이에 증권사들이 사외이사를 외풍을 막는 '방패막이'로 이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골든브릿지투자증권은 임기 3년 상근감사 자리에 김시우 전 금감원 검사총괄 부국장을 선임할 예정이다. 대신증권과 HMC투자증권도 각각 박찬수 전 금감원 부원장보와 송경철 전 금감원 부원장을 사외이사 선임 안건에 올렸다.동부증권은 재정경제부 국고국장, 한국예탁결제원 사장 출신인 정의동 사외이사와 금감원 부국장 출신인 김진안 사외이사, 지식경제부 정보통신산업정책관 출신인 전상헌 사외이사의 재선임 안건을 올렸다.고위 공무원 출신도 감사와 사외이사 명단에 포진했다.삼성증권은 새 사외이사로 김성진 전 해양수산부 장관을 선임했다. 산업자원부 국장 출신인 안세영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도 삼성증권의 사외이사 선임안에 다시 이름을 올렸다.부국증권은 이달 31일 주총에서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지낸 이종욱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를 재선임하는 안건을 결의한다. 유진투자증권도 같은 날 이진학 전 대구지방국세청장을 사외이사인 감사위원으로 신규 선임할 예정이다.신영증권은 금융감독원 실장 출신인 김종철 감사위원을 재선임하기로 했다.그간 증권사 사외이사의 상당수는 이처럼 금감원과 정부 고위 관료 출신 인사들로 채워져 왔다.증권사들은 금융회사의 특성상 업무 이해도가 높아야 하기 때문에 전문지식과 경험이 풍부한 인물을 찾다 보면 금감원 및 정부 부처 출신으로 사외이사 후보군이 압축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그러나 증권사들이 사외이사를 내부 건전성 강화가 아니라 외풍을 막는 '방패막이'로 이용하고 있다는 비판도 거세다.지난 2011년 저축은행 사태를 계기로 금감원 4급 이상 고위직은 퇴직 후 2년간 관계기관 취업을 못하도록 공직자윤리법 시행령이 강화됐지만, 퇴직을 앞두고 몇 년 전부터 일선 업무를 맡지 않는 등 ‘경력 세탁’을 하면 재취업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실정이다.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고위 공무원 출신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것은 그들의 영향력을 이용하려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고위 공무원과 증권사가 제도의 취지를 이해하기보다는 자신의 이익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은 도덕적으로도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