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해양 쓰레기 줄여야 바다가 산다
[매일일보] 자고로 바다는 모든 생명의 근원이자 어머니다. 풍요로운 어장은 인류의 삶을 살찌웠다. 인류는 바다를 통해 문명을 발전시키며 끊임없이 꿈을 키워왔다.
이런 바다가 신음하고 있다. 아프다고 직접적으로 소리치지는 않지만 묵묵히 참고 또 참으며, 계속해서 곪아가고 있다.
고래의 배에서 쏟아져 나온 100Kg의 쓰레기. 플라스틱 빨대가 코에 박힌 거북이. 갈매기 목을 관통한 어묵 꼬챙이. 작년 말 해양쓰레기로 생명을 위협받는 동물들의 사진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전 세계를 큰 충격으로 몰아넣었다.
북태평양에는 한반도 면적의 7배가 넘는 거대한 플라스틱 쓰레기 섬이 떠다닌다고 한다. 이런 해양쓰레기의 90% 이상은 플라스틱이다. 플라스틱은 썩지 않고 분해되지 않아 바다 생태계를 서서히 파괴한다. 오염된 어류를 먹음으로써 우리 인간 역시 건강을 위협받는다.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이고, 해양영토가 육지 면적의 4.5배에 달하는 우리나라에서 바다의 중요성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의 바다 역시 해양쓰레기로 신음하고 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연간 18만 톤의 해양쓰레기가 발생한다. 5톤 트럭 수만 대 분이다.
해양 신산업을 미래 먹거리와 신성장동력으로 내걸고 있는 충청남도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서산시를 포함해 인근 7개 시·군에 걸쳐 있는 바닷가에서 매년 1만 5천여 톤에 달하는 해양쓰레기가 나오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럼에도 수거량은 2016년 8천 4백여 톤, 2017년 1만 2200여 톤 등 전체 발생량의 50~70% 정도에 그치고 있다. 해마다 증가하는 발생량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해양쓰레기 처리비용도 만만치 않다.
염분을 함유한 해양쓰레기는 배출허용 기준 초과 방지와 소각로 손상 방지를 위한 약품 처리가 필수적이다. 1톤 당 44만원의 처리비용이 소요되어 일반 생활쓰레기의 20만원 보다 두 배 이상 높다.
서산시 각 항·포구도 해양침적 쓰레기와 폐어구, 폐어망, 폐부자 등의 해양쓰레기가 바다환경을 위협하고 있다. 더욱이 올해는 역대급 장마와 집중호우로 바다에서 흘러들어 온 생활쓰레기가 해양환경과 미관을 해치고 있다.
그나마 부석면 창리항과 삼길포항, 중왕리 등 6개 항·포구는 선상쓰레기 집하장이 설치되어 바다에서 끌어올린 해양침적 쓰레기와 해상에서 떠밀려온 생활쓰레기를 모아 안전하게 일괄처리하고 있다.
하지만 가두리양식장을 비롯해 선상좌대 낚시터, 해상펜션 등에서 일회용기와 일반쓰레기가 구분 없이 마구 버려지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 서산시는 170여 톤을 처리할 계획을 세우는 등 나름대로 해양쓰레기 수거에 고심하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쓰레기를 치우는 데 머물러서는 안된다.
보다 근본적이고 체계적인 관리와 해결책 마련이 시급하다. 당장 효율적인 수거체계를 구축하고, 어업인과 협조체계를 바탕으로 깨끗하고 쾌적한 해양환경 조성에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모든 것을 내어주는 바다지만 더 이상 바다가 해양쓰레기를 품기엔 너무 벅차다. 더 늦기 전에 지금이 바로 바다를 살리기 위해 나설 때이다.
서산시의회 의원 안원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