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 “수수, 자라는 시기별로 비 피해 달라”

개화기는 불임, 황숙기·수확기는 곰팡이·이삭 싹 나기(수발아) 발생

2021-09-29     전승완 기자
지속강우에
[매일일보 전승완 기자] 농촌진흥청은 오랜 기간 내린 비로 수수에서 불임과 곰팡이 등의 피해 발생이 예상됨에 따라 주의를 기울여 줄 것을 29일 당부했다. 올해 장마는 중부에서 54일, 제주에서 49일간 지속되면서 지난 1973년 이후 가장 긴 장마로 기록됐다. 장마 후에도 태풍 ‘바비’, ‘마이삭’, ‘하이선’의 영향으로 비가 계속 내려 농작물 피해가 컸다. 수수는 자라는 시기별로 계속된 비에 의한 피해 모습 및 규모가 달라진다. 개화기(꽃이 피는 시기)에는 불임이 발생해 씨알(종실) 수가 감소하며, 황숙기(누렇게 익는 시기)와 수확기에는 곰팡이와 이삭 싹 나기(수발아) 피해가 증가한다. 농촌진흥청이 수행한 ‘수수 지속강우에 따른 이삭 피해 연구’에 따르면 개화기에 비 내림 기간이 길수록 수술의 꽃가루가 암술에 옮겨지지 않아 수수의 불임 발생이 증가했다. 이를 고려할 때 수수 씨뿌림(파종)은 6월 중순에 하는 것이 유리하다. 곡식이 익어가는 황숙기나 수확기에 비가 내리면 곰팡이와 이삭 싹 나기 발생이 증가하며, 현곡(씨앗의 겉껍질을 제거한 것)과 등숙(씨알 여묾) 비율이 감소해 씨알 품질에 영향을 준다. 황숙기에 비가 1일 이상 계속되면 곰팡이 발생이 증가하므로 등록된 약제인 ‘디페노코나졸’과 ‘프로피코나졸’ 유제를 7일 간격으로 2회~3회 뿌리고, 건조한 달에 꽃이 피도록 씨뿌림 시기를 맞추는 것이 좋다. 수확기에 비가 3일 이상 계속되면 이삭 싹 나기 발생률이 높아지므로, 종실의 여묾 정도를 판단해 적기에 빠르게 수확해야 한다. 이삭 싹 나기가 된 수수는 종자용으로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만약 종자용으로 사용하기 위해 저장할 경우에는 온도와 습도가 높은 곳은 피하고, 소금물가리기(염수선, 물 1L에 소금 51g)를 통해 종자를 선별하며 씨뿌림 양을 늘려야 한다. 농촌진흥청 생산기술개발과 정태욱 과장은 “최근 기후변화에 따라 이상 기상현상이 증가하고 있다”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수수 피해를 줄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