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도쿄올림픽 개최 ‘강한 의지’…기회 노리는 韓 디스플레이
스가 요시히데 총리 취임 후 도쿄올림픽 개최 준비 구체화 움직임
코로나19로 미뤄진 올림픽특수…TV업체, 마케팅 전략 재검토 시작
8K 시장도 개화될 듯…삼성·LG디스플레이, 판매량 증가 전망
2020-10-05 정두용 기자
[매일일보 정두용 기자] 일본 정부가 1년 미뤄진 제32회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의 개최를 내년 7월 예정대로 진행하고자 다양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디스플레이업계의 마케팅 대응도 빨라지는 분위기다.
5일 일본 요미우리신문 등 외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스가 요시히데 총리 정권이 출범한 이후 도쿄올림픽 개최에 대한 의지를 잇달아 피력하고 있다. 스가 총리는 지난달 16일 취임 후 첫 외교무대인 유엔 총회 연설을 통해 “인류가 전염병을 극복한 증거로 개최한다는 결의”라며 도쿄올림픽 개최를 강조한 바 있다. 이후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 전화회담을 열고 도쿄올림픽 개최를 위한 협력에 합의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올림픽 관전 티켓을 보유한 외국인 관광객에 대한 입국 허용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고, 성화 봉송을 내년 3월25일 후쿠시마현에서 시작하기로 정하는 등 개최 준비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도쿄올림픽은 당초 올해 7월 열릴 예정이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의 여파로 지난 3월 아베 신조 전 총리와 토마스 위원장의 합의에 따라 개최가 1년 연기됐다. 그러나 아직 코로나19의 확산이 멈추지 않고 있어 내년 7월 개최도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 정부는 이런 여론에 대응해 ‘안전한 올림픽’을 강조하며 행사 규모를 축소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올림픽과 같은 세계적 스포츠 행사는 ‘특수’라는 말이 붙을 정도로 기업들의 대규모 마케팅 기회이기도 하다. 삼성전자의 경우 도쿄올림픽 공식 후원사로 참여해 5G를 비롯해 갤럭시 S20과 갤럭시 Z플립 등의 홍보를 기획하기도 했다. 특히 도쿄올림픽은 8K(7680x4320) 해상도로 시험 지상파 방송 중계가 이뤄질 계획이라서 국내 디스플레이 기업들이 주목하는 행사다. 도쿄올림픽 중계방송사인 NHK는 도쿄올림픽 전종목을 8K로 생중계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도쿄올림픽은 이 때문에 콘텐츠가 부족해 아직 대중화되지 못한 8K 시장을 성장시킬 계기로 여겨졌다.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해 소니·파나소닉·샤프 현지 기업들도 8K 제품을 준비하며 올림픽 수요에 대응하기도 했다. 이들 기업은 도쿄올림픽이 1년 미뤄지며 멈췄던 마케팅 전략들을 내년 7월 개최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분위기를 고려해 다시 검토에 나섰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현재 도쿄올림픽이 취소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며 “비대면 방식이 대거 차용될 것으로 보여 TV 등 디스플레이 수요가 높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볼거리에 대한 수요가 늘어 일본은 물론 세계적인 TV 판매량이 많아질 것으로 기대해 관련 마케팅을 검토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도쿄올림픽 개최는 TV 세트업체뿐 아니라 국내 디스플레이 기업에도 호재로 작용하는 요소로 꼽힌다. LG디스플레이는 6분기 연속 적자를 극복할 방안으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대세화를 추진하고 있다. 도쿄올림픽으로 이 전략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NHK는 2018년 8K 생중계를 위한 연구개발을 시작할 때부터 LG디스플레이의 88인치 OLED 패널을 사용하며 이미 품질에 대한 신뢰도는 확보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대형 OLED 패널은 LG디스플레이가 독점하고 있다. 현재 TV 제조사 19개가 OLED 제품 시장에 선보였는데, 이 물량이 올림픽을 계기로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현재 개발 중인 퀀텀닷(QD)디스플레이의 양산 체제를 올림픽 출시 전에 구축한다면 신성장 동력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르면 2021년 상반기 양산에 돌입해 도쿄올림픽 개최 전 QD디스플레이 TV가 출시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제품이 도쿄올림픽으로 인한 볼거리 수요를 흡수한다면 삼성에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