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먹거리 찾는 보험사 ‘부수업무신청’ 4배로

빅테이터·헬스케어 등으로 사업 확대 초저금리發 영업환경 악화에 수익다각화

2021-10-11     홍석경 기자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최악의 한 해를 보내고 있는 보험사의 부수업무 신청이 전년대비 4배 이상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초저금리로 인해 운용수익률이 역대 최저로 떨어진 가운데, 신규 수익원 발굴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11일 금융감독원과 보험업계 따르면 올해 보험사들이 신청한 부수업무는 9월말 기준 26건으로 지난해 6건 대비해서 대폭 늘었다. 부수업무는 보험사의 본업은 아니지만 관련성이 있으면 신청할 수 있는 사업이다. 현재까지 부수업무를 신청한 보험사는 한화생명과 한화손보, 캐롯손보, 스코리인슈어런스, 코리안리, 흥국생명, 흥국화재, 푸르덴셜생명, 에이스손보, 롯데손보, KB손보, 하나손보, AIA생명, 삼성생명, AIG손보 등이다. 보험사 중 올해 가장 많은 부수업무를 신고한 회사는 오렌지라이프다. 개인고객 대상 대출 주선업무, 카드상품 관련 광고대행업무, 금융상품 및 서비스 광고대행 업무 등 3건이나 신청했다. 삼성생명의 경우 KB손보에 이어 빅데이터 자문 및 판매업에 진출했다. 고객의 신용정보와 외부 데이터를 비식별 형태로 결합한 빅데이터를 통해 상권분석이나 마케팅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관련 데이터를 판매할 수 있다. 헬스케어 사업에 진출한 보험사도 눈에 띈다. AIA생명은 금융위원회 허가를 받은 ‘건강관리 서비스업’을 등록한 이후 SK텔레콤과 사용자 신체 특성, 생활 습관, 건강 정보 등 빅데이터 분석하는 ‘AIA바이탈리티’를 운영 중이다. 건강관리 서비스업 진출을 통해서 구독료를 받고 건강 정보는 물론 항공·숙박·쇼핑·엔터테인먼트 등 생활서비스 관련 리워드나 보험료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보험사에서 부수업무 신청이 줄을 잇고 있는 것은 저금리·저성장·저출산·고령화로 수익성이 악화된 것과 연관이 깊다. 과거 보험사들은 투자운용수익을 통해 만성 적자인 보험영업이익을 만회했지만 저금리의 장기화로 자산운용수익률이 빠르게 악화하면서 갈수록 보험사의 수익구조도 나빠지고 있다. 이 때문에 최우선 과제 역시 신규 먹거리 창출이다. 보험연구원이 지난 7월 보험사 CEO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서 전체 CEO의 25%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해 헬스케어 등 신사업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해외에서는 이미 보험사들이 다양한 헬스케어 서비스를 접목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중국의 핑안보험의 경우 자회사 ‘핑안 굿닥터’를 통해 디지털 병원을 운영 중이다. 중국 내 약 50여개 병원과 제휴를 맺고 플랫폼을 통해 실시간 원격진료서비스를 선보이는 것은 물론 건강데이터 분석을 통한 개인화 헬스케어 서비스도 내놓았다. 일본에서도 다이이치생명 등 상당수 보험사들이 프리미엄 계약자 서비스를 통해 시장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과거 보험사의 부수업무는 수익성이 크지 않았지만 업황이 어려워지면서 최근에는 실제 수익원으로 연결될 수 있는 전략적인 진출이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