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화 시대] ‘코로나19’ 대기업 편식 심화…속타는 中企
올해 구직자 중 11.8%만 中企 선호
中企 합격해도 80.8%가 ‘입사 포기’
외국인 노동자 90% 국내 입국 못해
2021-10-11 김동명 기자
[매일일보 김동명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외국인 근로자 입국 제안 등 인력난에 시달리는 중소기업이 넘쳐나지만 대기업만 선호하는 청년들이 늘어남에 따라 이중고를 겪고 있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해 수많은 중소기업들이 구인난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전국 4년제 대학 재학생과 졸업생 4158명을 대상으로 취업 인식도를 조사한 결과, 올해 졸업생 예상 취업률은 44.5%로 과반이 넘는 55.5%가 직업을 구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이 원하는 취업 희망 기업으로는 공기업(21.5%)→대기업(16.8%)→정부(공무원)(16.8%)→중견기업(15.6%)→중소기업(11.8%) 순으로 조사됐다.
구직자 1246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사람인’ 조사에서는 올해 입사 포기자 39.2% 중 무려 80.8%가 중소기업에 합격하고도 입사를 하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 전문가는 “최근 청년들이 아무리 구직난이 심해도 중소기업은 꺼려 하는 경향이 코로나19로 인해 더욱 심화됐다”라며 “기업 입장에서 보면 시간과 비용의 손해뿐 아니라 필요한 인재를 적시에 채용하지 못해 예정된 업무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구직을 포기하는 인원에 편승해 한 번 더 대기업 취업을 도전하는 취업준비생(취준생)들이 늘고 있다. 여행업계에 일하다 최근 코로나19로 실직한 30대 취준생은 “취업 스터디를 나가보면 모두가 올해는 대부분의 취준생들은 이미 내년 취업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1년 더 준비하는 셈 치고 더 큰 목표인 ‘이름 있는 대기업’을 목표로 취업을 고려하는 사람들이 대다수”라고 말했다.
설상가상으로 외국인 노동자의 입국이 막히면서 국내 중소 제조기업의 경우 심각한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 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외국인 고용허가제(E-9) 입국자는 5590명으로 전체 입국예정 인원(5만6000명)의 9.9%에 그쳤다.
매년 12월 국무총리실 산하 의결기구인 외국 인력정책위원회에서는 제조업과 농·축어 등 업종별 수요 조사와 산업 규모 등을 반영해 신규·재입국(연장) 외국인 노동자 규모를 확정한다. 전체 인원 중 4만 700명(72.6%)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제조업 분야에선 지난 8월까지 도입 인원의 9.8%인 4028명만이 국내로 입국하는 데 그쳤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8월 1958개 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외국인 노동자 입국 중단에 따른 생산 차질 현황조사에서 96.5%는 3~4개월 내 생산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 중소기업 대표는 “공장 가동률이 작년에 비해 30%도 안 된다”며 “공장이 충남 등 지방에 있기 때문에 외국인 직원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올해 이들이 입국을 못해 놀고 있는 기계들만 쌓여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정부가 조속히 중소기업 외국인 노동자라도 특별입국을 허가했으면 한다”며 “그들의 자가격리 비용도 감수할 준비가 돼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