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박지민 기자] 2018년 이후 최근 3년간 서울에서 9억원 이상 고가주택을 산 미성년자는 14명인 것으로 드러났다. 올해 만 2세인 영아가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소재의 12억4500만원 짜리 아파트를 산 사례도 있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의원은 국토교통부로부터 주택자금조달계획서를 받아 분석한 결과 미성년자들의 고가 아파트 구매 사례가 다수 드러났다고 14일 밝혔다. 소 의원에 따르면 2018년부터 3년간 서울·수도권에서 9억원이 넘는 주택을 산 미성년자는 총 14명이었다. 대부분 상속이나 증여, 차입을 통해 주택 구입 자금을 마련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최연소 주택 구매자는 2018년생 어린이였다. 올해로 만 2세가 된 해당 어린이는 2018년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양 7차 아파트를 12억4500만원에 매입했다. 당시 주택 구입비용의 78%(9억7000만원)는 자신 명의의 예금으로 지불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다른 만 17세 청소년은 지난 8월 아파트 구입 자금 전액을 직계존비속으로부터 증여받아 서울 강남구의 개포동 래미안 포레스트를 10억6000만원에 매입했다.
이에 대해 소 의원은 "부모가 증여한 경우라면 증여세는 2억4832만원, 조부모가 증여했다면 증여세가 3억2281만원에 달한다"며 "금수저가 아니면 사실상 불가능한 방법으로 주택 구입이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토부가 제출한 60만건의 주택자금조달계획서를 보면 한국 사회의 부의 대물림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며 "불법이나 편법은 없었는지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고 탈세가 이뤄진 경우 탈루세액을 정확히 추징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