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산업부가 월성 원전 자료 삭제"
감사원장, 국감장서 작심비판 "감사 저항"
2020-10-15 김정인 기자
[매일일보 김정인 기자] 최재형 감사원장이 월성 원자력발전소 1호기 조기폐쇄 결정의 적절성 감사가 지연되고 있는 데 대해 피감사자들을 겨냥, "감사 저항이 굉장히 많았다"며 "감사 과정에서 밝혀낸 사실에 의하면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들이 자료를 거의 모두 삭제했다"고 밝혔다.
최 원장은 15일 국회 법제사법위가 감사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월성1호기 감사 결과를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나'라는 최기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우선 죄송하다. 용서를 구한다"며 "적절하게 지휘를 하지 못한 저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이어 "밖에서 보시는 것처럼 이 사안이 간단하지 않다. 복잡한 여러 문제들이 얽혀있다. 복잡성도 하나의 원인"이라고 했다.
최 원장은 자료 삭제 등으로 인해 감사에 차질을 겪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감사 저항이 굉장히 많았다"며 "감사 과정에서 밝혀낸 사실에 의하면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들이 자료를 거의 모두 삭제했다"고 했다. 이어 "(삭제된 자료) 복구에도 시간이 걸렸고, 진술을 받는 과정에서도 상당히 어려움이 있었다"며 "자료 삭제는 물론, 사실대로 이야기를 안 했다. 허위진술을 하면 또다른 자료를 가져와서 다시 불러 추궁하는 과정을 수없이 반복했다"고 했다.
이와 관련, 일부 피감사자들은 '월성1호기 감사가 강압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하는 등 감사 과정에 문제를 제기해왔으며 초기 진술을 바꿔 감사가 난항을 겪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최 원장은 "조사자와 피조사자 사이에 높은 긴장관계가 형성됐다"며 "(과잉 감사) 위험성이 있다는 데 대해서는 변명의 말씀을 드리지 않겠다. 일단 감사가 종결된 이후 감찰 부서를 통해 엄밀히 감찰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감사위원회에서) 감사원의 감사 태도에 문제가 있었냐는 우려가 있었지만, 적어도 강압적 감사로 사실이나 진술을 왜곡했다는 의견은 전혀 없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