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에 돈이 안돈다…회전율 ‘꽁꽁’
예금회전율 3.7회...상장주식 회전율 2011년 7월 이후 최저
2014-05-23 강준호 기자
[매일일보]은행과 증시 등 금융시장에서 돈이 좀처럼 돌지 않고 있다.23일 한국은행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예금회전율이 2월에 이어 3월에도 3.7회로 나타났다.이 수치는 지난해 9월 3.7회를 보인 이후 줄 곧 4회를 웃돌았으나 올해 2월 3회선으로 떨어진 뒤 두 달 연속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예금회전율은 예금을 인출하는 횟수를 뜻하는 것으로 이 수치가 낮은 것은 그만틈 돈의 유통 속도가 느리다는 것이다.기업이나 개인이 자금을 잠시 예치해 두는 수단인 요구불예금 회전율도 2월 29.1회에 이어 3월 29.0회에 그치며 2008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이 때문에 요구불예금은 3월 말 현재 114조75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더불어 현금도 3월 말 46조9536억원에 달해 역시 사상 최대치로 집계됐다.정기예금, 정기적금, 저축예금 등의 저축성예금 회전율은 2월과 3월 두 달 연속 1.1회에 머물렀다. 지난해 9월 이후 두 달째 1.1회에 그친 것은 처음이다.수시입출금식 저축성예금도 3월 말 현재 317조4171억원으로 요구불예금과 마찬가지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이렇게 은행에 돈을 묶어둔 것은 그만큼 투자할 곳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주식시장의 경우도 부진이 이어지며 거래가 줄고 회전율도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유가증권시자의 상장주식 회전율은 올해 1월 30.53%로 오르는 듯 보였으나 2월과 3월 각각 20.55%, 19.24%를 기록했다. 이는 2011년 7월(19.03%) 이후 가장 낮은 것이다.코스닥시장 회전율은 1월 49.69%, 2월 40.98%, 3월 45.16%에 이어 지난달 48.61%로 유가증권시장보다 높지만 평균 50% 를 웃돌았던 지난해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시중자금이 갈 곳을 잃자 단기 부동자금은 증가세를 보였다. 단기 투자상품인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액은 지난해 말 40조5000억원에서 2월 말 41조5000억원, 3월 말 42조4000억원에 이어 지난달 말 42조5000억원으로 커졌다.정부의 4·1 부동산 대책 이후 부동산시장이 조금씩 꿈틀거리고 있지만 기대가 그리 크진 않은데다 주식시장도 엔화 약세 영향 등으로 기업들의 실적 부진이 계속돼 박스권 탈출이 쉽지 않아 보인다.전문가들은 국내 별다른 주식상승 동력이 없는 상황에서 미국 등 선진국 시장도 조정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어 투자심리는 당분간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