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역차별”…낮아지는 특공 문턱에 또 다시 갈등
공급물량 확대 없이 소득기준만 완화해
신혼부부 희망고문·중장년층 역차별 논란
2021-10-18 최은서 기자
[매일일보 최은서 기자] 한정된 청약 물량을 두고 청약제도 개편이 빈번하게 이뤄지자 갈등이 촉발하는 모양새다. 특히 이번 신혼부부·생애최초 특별공급은 물량 확대 없이 기준만 완화되면서 경쟁률만 더욱 치열해져 실질적 혜택은 제한적일 것이란 불만이 팽배해지고 있다. 또 청약을 위한 전세수요만 늘어나게 돼 전세 시장 불안이 계속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18일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는 신혼부부, 생애최초 특별공급 소득기준 완화를 두고 갈등이 표출되고 있다. 공공·민영 분양주택 신혼부부 특별공급 물량의 70%는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의 100%(맞벌이 120%) 기준을 유지하되 나머지 30% 물량은 소득 기준을 20~30%포인트 완화한다. 생애최초 특별공급도 우선공급 70%는 현행 기준(공공 100%, 민영 130%)을 유지하되 나머지 일반공급 30%에 대해서는 소득기준을 30%포인트를 완화한다. 생애최초 특공은 모두 추첨제로 당첨자를 선정하고 있다.
소득기준만 완화돼 신혼특공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란 지적이 잇따른다. 소득 수준 범위가 넓어져 청약쏠림 현상이 심화돼 당첨 가능성이 되려 낮아질 것이란 우려가 불거지고 있는 것이다.
이미 서울은 신혼 특공 경쟁률은 세자릿수에 달하고 있다. 서울 양천구 ‘호반써밋목동’ 신혼 특공 평균경쟁률은 117.8대 1을 기록했고 동작구 ‘흑석리버파크자이’ 신혼 특공 평균 경쟁률은 무려 462.2대 1에 달했다.
또 자산기준 없이 소득만 따져 소득은 적지만 현금은 많은 금수저에도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특공에 당첨되더라도 자금 여력이 부족한 무주택 실수요자는 대출규제에 가로막혀, 금수저들에게 기회의 문을 더 열어주게 될 것이란 지적이다. 서울과 같은 투기과열지구는 9억원 이하 아파트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가 40%, 9억원 초과는 20%만 적용된다.
이번 방안을 두고 무주택 중년층들도 반발하고 있다. 생애최초 특공을 도입하며 추첨제 비중을 늘려 가점제로 공급되는 일반분양 물량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무주택자로 청약을 준비하며 가점을 쌓아왔는데 당첨기회가 줄어들게 돼 상대적 박탈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총 공급물량을 더 늘려서 늘어나는 물량의 일정부분을 더 배분한 것도 아니고, 현 상태에서 배분만 달리한 것은 역차별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책임연구원은 “일정 수준의 청약점수와 전세금을 가진 사람들이 당첨 후 수억원의 불로소득을 노릴 수 있는 로또아파트 청약으로 몰리게 만든다는 점이 더욱 문제”라며 “정부가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부동산 매매시장에서 집을 사지않고, 로또아파트에 매달리게 하는 시장상황을 제도적으로 조성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