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사 대량 실직… 일자리 박람회 ‘보여주기’식 우려
코로나 여파, 일자리 수 20% 이상 줄어
여행사들 희망퇴직 등 대규모 인력 감축
면접 계획 절반 불과 ‘보여주기’식 우려
2021-10-20 한종훈 기자
[매일일보 한종훈 기자] 정부가 내달 20일까지 관광업계를 대상으로 일자리 박람회를 개최한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대규모 실직 사태가 일어나고 있어 ‘보여주기’식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관광공사, 한국호텔업협회 등 11개 관광 유관 협회와 공동으로 관광산업 온라인 일자리 박람회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박람회를 통해 온라인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구직자들에게 국내·외 관광 일자리 정보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박람회에서는 채용 정보관을 운영해 온라인으로 원서를 접수한 구직자들이 채용 담당자와 화상 면접을 볼 수 있도록 했다. 구직자를 채용한 기업에는 ‘청년 일 경험 지원사업’과 연계해 주 40시간 근무 시 1인당 매월 88만원을 지급한다.
하지만 채용으로 연결될지는 미지수다. 관광산업 자체가 코로나19 여파로 막대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일자리 수도 줄고, 대규모 인력 감축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관광업 일자리 수는 올해 2월부터 감소했다. 6월에는 13만6669개까지 줄어들어 지난해 6월 16만8530개 대비 19.9%가 줄었다. 업체당 일자리 수도 지난해 6월 11.3개에서 올해 6월에는 9.8개로 13.6% 감소했다.
일부 여행사는 희망퇴직 등 인력 감축에 나섰다. NHN여행박사는 이달 초 전 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희망퇴직을 받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이후 정리해고를 단행할 수 있다는 방침을 밝혔다.
롯데관광개발도 300명이 넘는 여행 부문 직원 중 3분의 1에 대해 희망퇴직을 받아 인력을 줄였다. 자유투어도 구조조정을 통해 코로나19 사태 이전 130명 수준이던 직원 수를 30명 이내로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람회 역시 대기업 참여가 줄어 채용 규모도 감소할 전망이다. 특히 박람회에 참여한 98개사 가운데 영상지원서나 화상 면접을 진행하겠다고 밝힌 곳은 절반 수준인 48곳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지원서만 받을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관광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업계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종사자들의 일자리가 줄어들고 사업체 운영자들 또한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면서 “박람회 취지는 알겠으나 실질적인 채용 효과로 이어지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