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미세먼지] 중국發 초미세먼지, 국내 강타 본격화

中, 코로나19 종식 선언과 동시에 수출 증가하는 등 공장가동 본격화 환경부 “중국, 온실가스 배출량 발표 안 해 국외 영향 알아보는데 한계” 전문가들, 비말용 마스크 대신 미세먼지·황사 등 막는 KF 마스크 권장

2021-10-25     김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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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김동명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종식을 알린 중국이 경재 정상화에 들어간 가운데 국내에서는 110일 만에 초미세먼지 ‘나쁨’ 수준을 기록하면서 일각에서는 올해 가을 미세먼지 전쟁을 치러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25일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지난 20일 오전 8시 기준 수도권과 충정 지역의 1시간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보였다. 특히 서울에서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을 기록한 건 지난 7월 2일 이후 110일 만이다. 초미세먼지 농도 단계는 좋음(0~15㎍/㎥), 보통(16~35㎍/㎥), 나쁨(36~75㎍/㎥), 매우 나쁨(76㎍/㎥ 이상)으로 구분된다. 환경과학원은 고비사막과 중국 내몽골 고원에서 발원한 뒤 백령도로 유입되기 시작해 중부지방까지 영향을 미쳐 미세먼지 농도를 높인 것으로 분석했다. 환경과학원 관계자는 “중서부 지역과 일부 호남권은 잔류한 전일 미세먼지에 대기 정체로 국내 발생 미세먼지가 더해지고 오전에 국외 미세먼지가 유입돼 농도가 높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전 세계 최초 코로나19 종식을 선언한 중국이 경제활동을 정상화하면서 나타난 ‘스모그’ 유입이 국내 초미세먼지 증가에 일정 부분 영향을 줬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중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 증가했다. 최근 중국은 코로나19 사태로 1분기 사상 최악의 –6.8%까지 추락했지만, 2분기에는 경기 반등에 성공하며 3.2%를 기록하는 등 전 세계에서 ‘나 홀로 성장세’를 기록하는 중이다. 영국 경제분석기관 캐피털이코노믹스는 중국이 신속한 코로나19 통제와 효과적인 경기 부양 정책 덕분에 코로나19 이전의 성장 코스로 돌아온 첫 국가가 됐다고 평가했다. 수출 증가세 속에서 9월 산업생산 역시 작년 동기보다 6.9% 증가해 전망치(5.8%)를 상회했다. 전월 증가율은 5.6%였다. 중국 산업생산이 6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는 등 중국 공장들이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환경부는 최근 초미세먼지 발생 원인에 중국 등 국외 영향을 원인으로 포함하지 않았다. 환경부 관계자는 “중국은 온실가스 배출량 등을 발표하지 않기 때문에 영향을 구체적으로 분석하기 어렵다”며 “코로나19로 위축됐던 중국 산업 활동이 이미 예년 수준으로 회복했지만 미세먼지 농도는 개선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환경부는 올해 들어 9월까지 초미세먼지 농도 ‘좋음’ 일수는 40% 증가했고 반대로 ‘나쁨’ 일수는 61%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초미세먼지 고농도 일수는 15일에서 1일로 93% 감소했다. 정부는 초미세먼지 감소 요인을 코로나19 사태 영향으로 국내 수송 부분이 최대 10% 내외로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꼽았다. 또한 2018년 12월 말 대비 올해 9월 저공해 미조치 5등급 차량(노후경유차)이 235만대에서 146만대로 89만대 감소한 것 등도 미세먼지를 줄인 대표 사례로 보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강기윤 국민의힘 의원은 이에 관련해 “지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초미세먼지에 의한 만 30세 이상 초과사망자 수는 최근 3년 간 6만3969명인 것으로 집계됐다”며 “보건복지부는 일부 노인시설 등에 마스크만 나눠주는 보건사업만 진행하고 있는데 책임감을 느끼고 환경부와 함께 범부처적으로 중국 등 외부 요인에 대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경부는 현재 시행 중인 미세먼지 계절관리제를 보완한 차기 시행 계획을 다음 달 내 수립한다고 알리면서 중국과 관련된 외부 요인 분석은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지면 종합적으로 볼 것”이라고 즉답을 회피한 상황이다. 한편, 초미세먼지는 미세먼지보다 입자가 더 작아 코점막을 통해 걸러지지 않고 몸속 깊숙이 침투해 천식이나 폐 질환의 유병률과 조기 사망률을 높인다. 이에 전문가들은 올 가을 산발적인 초미세먼지 나쁨 단계를 대비해야 한다며 비말차단용 마스크 대신 보건용(KF) 마스크 착용을 권장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미세먼지·황사 등으로부터 호흡기를 보호하기 위해 디자인된 게 보건용 마스크”라며 “오늘 같이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에는 KF80·94·99 등 비말보다 입자가 더 작은 것들까지 걸러낼 수 있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