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입’이 없다… ‘홍보라인’ 비상

靑, 홍보수석·대변인 적임자 못찾아… 구인난 허덕

2014-05-27     김영욱 기자

[매일일보] 청와대가 박근혜 대통령의 ‘입’격인 홍보수석과 대변인을 찾느냐 동분서주하고 있지만 상황은 녹녹치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이남기 전 홍보수석 사퇴와 윤창중 전 대변인 경질로 사실상 붕괴한 홍보라인 ‘구인난’에 고심하고 있다는 것이다.홍보라인의 핵심 축인 홍보수석과 대변인의 ‘빈자리 메우기’에 골몰하고 있으나 적임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다음달 하순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앞두고 있어 홍보라인 인선은 시급한 상황이다.한 정치학자는 “청와대 홍보라인은 대통령의 입을 대행하는 동시에 언론 등을 통해 대통령과 국민을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한다”면서 “대통령의 철학과 국정 전반, 나아가 언론의 속성까지 꿰뚫고 있고 가능한 한 언론계의 신뢰를 받는 인물이라야 홍보수석과 대변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27일 청와대 관계자들에 따르면 홍보수석으로 내부 인사와 친박(친박근혜)계 전직 의원, 언론인 출신이 거론되고 있다. 대변인으로는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에 공헌한 친박계 인사가 하마평에 오른다.이 전 수석이 조직 장악력과 대언론 접촉이 미흡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어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인물이 후임으로 필요하다는 게 청와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청와대 내부에선 이정현 정무수석이 한때 ‘0순위’로 꼽혔지만 박 대통령이 침묵하고 있는 데다 정무 업무의 연속성 때문에 없던 일로 되는 분위기다.언론계에선 주요 언론사와 방송사 간부급이 후보군으로 오르내린다. 특히 한 방송계 인사는 박 대통령과도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력하게 검토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으나 청와대에선 정치색이 강하다는 이유로 시큰둥한 기류가 강하다. 주요 신문사 인사에 대해선 언론사 간 상호 견제가 심해 청와대가 부담스러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이런 가운데 대선 때 공을 세운 친박계 원외 인사들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또 대선 캠프에서 일했던 허원제, 이종혁 전 의원도 물망에 오른다.

대변인에는 언론과의 소통과 정무능력을 두루 갖춘 김선동 정무비서관과 신동철 국민소통비서관이 여권 인사들의 강력한 추천을 받고 있으나 본인들이 완강히 고사하고 있다.
일각에선 차라리 대언론 경험이 많고 정무적 능력도 갖춘 정치학자 중에서 발탁하는 게 어떻냐는 의견도 나온다.

한편 청와대 홍보라인의 대대적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홍보라인은 박근혜정부의 성패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그동안 ‘불통’ ‘무능’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청와대 홍보라인은 출범 이후 낙제점에 가까운 평가를 받아왔다. 새 정부의 변화와 도전을 국민에게 충실히 알리는 역할은 미진했고, 박 대통령의 PI(Presdential Identity·대통령 이미지) 구축도 합격점과는 멀었다.이 전 홍보수석은 정무적 판단능력이 부족한데다, 조직을 통솔하는 리더십이 약하다는 지적이 나왔고, 윤 전 대변인은 국정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보안만을 강조하다 불통 논란을 자초했다. 남녀 공동대변인제는 시너지를 내는데 실패했다.결국 홍보수석-남녀 대변인 체제가 “적정한가”는 근원적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기존체제를 유지한다면 세 사람의 역할을 명확히 구분해야한다는 지적이다. 홍보수석이 선임대변인을 겸임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홍보수석만 새로 임명하고 김 행 대변인 단독체제로 가는 시나리오도 설득력있게 나온다. 단독대변인 체제로 가돼 부대변인으로 보강하자는 아이디어도 나온다.김성식 경희대 교수(대통령학)는 “인사 실패의 재발을 막으려면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부터 바꿔야 한다”면서 “후임 홍보수석과 대변인 인선이 인사 개혁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 이번 인사마저 실패한다면 박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땅에 곤두박질치고 말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