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화합 내 걸었던 최태원 회장 “아~쑥스럽네”

SK그룹, 위기 맞은 노사상생 ‘한마음 한뜻’

2009-06-29     류세나 기자

SK 최태원 회장의 ‘노사상생 프로젝트’가 3개월만에 막을 내릴 위기에 직면했다. SK에너지는 물론 SK텔레콤 등 SK 주요 계열사들의 노사협상이 잇따라 결렬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4월 SK는 최태원 그룹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SK 한마음 한 EMt 대 선언식’을 갖고 ‘회사가 어려울 때 고통을 분담하는 대신 고용안정을 위해 노력, 위기를 극복한다’는 내용을 결의한 바 있다.

또한 ‘HR(Human Resource)유연화’방침을 도입, 노사상생을 도모하기로 했다. 하지만 문제는 이 ‘HR 유연화’에서 발생했다. 임금의 일부를 연초에 반납, 고정비용을 축소하고 연말 개인 경영성과에 따라 반납했던 임금과 함께 인센티브를 늘려주는 ‘HR 유연화’가 노사간 마찰의 불씨를 제공한 것.

SK그룹측은 HR 유연화가 ‘경제위기 돌파를 위한 고정급 감소와 인센티브제 확대’라고 주장하는 반면 노조측은 ‘기본급을 감소시킨 사실상의 연봉감소’라는 인식이다.

SK에너지 노조는 최근 “더 이상의 노사상생협의회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사측과의 협상결렬을 선언했다. SK텔레콤 역시 이같은 분위기는 별반 달라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이같은 노조측의 주장과 달리 SK에너지 한 관계자는 “노사협상 결렬은 아니다. 지금도 꾸준히 대화를 요청하고 있다”며 “빠른시일내 협상을 마무리 할 것”이라고 전했다. SK 그룹 관계자 역시 “‘노사분규’도 아니고 ‘노사상생’기조 물거품도 아니다”라며 “지난 4월 노사간 상생협력을 결의한 만큼 본격적인 대화가 오가고 있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동안 ‘무파업’과 ‘상생경영’을 자랑으로 삼아온 SK그룹. 하지만 지난 4월 그룹 회장까지 참석하며 결의를 다졌던 ‘한마음 한뜻’과는 달리 계열사들의 잇따른 불협화음으로 업계일각에서는 “최태원 회장과 SK 그룹 이미지에 흡집을 내는 것 아니냐”는 우려섞인 시각마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