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과 韓 산업] 바이든 당선, 한국엔 ‘친환경’ 기회 열린다
바이든, 친환경 에너지분야 4년간 2400조원 투자 공약
트럼프가 탈퇴했던 파리기후협약 재가입 선언키도
한화솔루션, 배터리3사 등 미국 사업 수요 확대 기대
2020-11-02 조성준 기자
[매일일보 조성준 기자]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당선되면 한국의 친환경 산업 분야도 각광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과 비교해 자국 우선주의 통상정책에는 큰 변화가 없겠지만 친환경-신재생 에너지 정책을 강조한다는 차이점을 보이고 있다.
바이든 후보는 대선 공약으로 향후 4년간 2400조원을 에너지 분야에 투자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공공 이동수단을 전기차로 변경하고, 전국에 태양광 모듈을 5억개 설치하는 등 친환경 에너지 중심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데 공격적으로 투자하겠다는 것이다. 바이든 후보는 지난해 11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탈퇴했던 파리기후협약에 재가입할 것을 선언하는 등 친환경에 적극적이다.
또한 친환경 의무를 다하지 않는 국가에게 탄소조정세를 도입할 것을 선포해 향후 중국, 신흥 개도국 등 탄소조정세에 직접 영향을 받을 국가들과 통상갈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우리 입장에서는 바이든의 미국이 친환경 강조 기조를 확실히 하면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기업들은 태양광발전, 에너지저장시스템(ESS),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분야가 직접 관련이 있다.
현재 LG화학, 삼성SDI 등의 에너지저장 시스템( ESS) 사업 미국 시장 의존도는 절반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국내에서 20회 이상 ESS 관련 화재가 발생해 국내 시장에서 수요가 마른 상황에서 미국 시장의 수요 확대는 가뭄에 단 비같은 기대감마저 준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북미 ESS 시장이 1조9542억원(16억8600만 달러) 수준으로 추정되며, 2023년에는 4조9815억원(43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같은 수치는 미 대선 영향을 미반영한 것으로, 바이든이 당선되면 성장세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태양광발전 분야도 대표적인 수혜 분야다. 세계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한화솔루션 큐셀부문(한화큐셀) 등이 수혜 기업으로 거론된다. 현재 한화큐셀이 생산하는 태양광 모듈 20~30%는 미국에 수출된다. 한화큐셀은 마진율이 좋은 가정용 태양광 모듈 수출 비중을 높여 미국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캘리포니아주 정부가 올해부터 신축 주택의 태양광 설치를 의무화하는 등 가정용 시장의 성장이 기대된다”며 “일조시간이 긴 서부 지역 중심으로 태양광 시장이 지속 성장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전기차 육성 정책도 기존 유럽 중심에서 미국 시장으로 영역을 확대 중인 한국 배터리 3사(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에 긍정적이다. 바이든 후보는 정부 이동수단의 전기차 전환 외에도 자동차 소유주의 친환경차 전환 시 인센티브 부여, 자동차 제조사들에 친환경 자동차 생산 인센티브 제공 등 유럽의 전기차 보급 장려정책에 준하는 정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
공원배 KB증권 연구원은 “(바이든 후보가 당선된다면) 친환경 그린 인프라 테마 관련 주식들이 정책 모멘텀이 있을 수 있다”며 “변동성이 크게 나타나겠지만 친환경 그린 인프라는 장기적인 글로벌 메가트렌드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SK증권도 바이든 시대의 수혜주로 넥스트라에너지·클리어웨이에너지·리뉴어블에너지그룹·테슬라 등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