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군, 우이도 사구 현장 토론회 ‘화제’
2021-11-03 이방현 기자
[매일일보 이방현 기자] 해풍이 만들어낸 동양 최대의 풍성사구를 가진 신안군 도초면의 우이도에서 사구의 올바른 복원과 개방을 위한 민·관 현장 토론회가 지난달 29일 오후 도초면 우이도의 돈목마을회관에서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는 전라남도, 신안군, 다도해해상국립공원 서부사무소 관계자, 강제윤 사단법인 섬연구소 소장, 최광희 국립환경과학원 박사 등 유관 단체의 섬·환경 전문가와 더불어 우이도 섬 주민이 참석한 가운데 열띤 토론회가 진행됐다.
신안군 우이도 사구는 바람에 실린 모래가 쌓이면서 형성된다.
1990년대에 높이가 70~80m, 폭이 밑쪽 20m, 위쪽 50m로 대형 사구에 속했지만 지금은 높이가 30미터 이상 낮아졌다.
사구가 훼손되면서 다도해해상국립공원 서부사무소의 우이도 사구 지형변화에 대한 복원 모니터링이 지난 2011년부터 시작되어 일반인의 출입이 엄격히 통제됐다.
5년 단위로 연장하는 이러한 통제 조치는 2020년 7월 15일에 종료될 예정이었으나 최근 재연장 조치가 이루어져 2025년까지 다시 연장되었다.
토론회의 발제자로 참석한 강제윤 사단법인 섬연구소 소장은 지속적으로 섬 조사를 진행해오면서 “1990년대 후반까지 수백 마리의 소와 염소가 사구 일대를 오르내리며 풀을 뜯어 먹었는데 모래가 바람에 잘 날려서 사구의 원형을 유지할 수 있었다.
또 사구 주변의 나무가 땔감 용도로 쓰이면서 남풍이 불면 자연스럽게 산태에 모래가 쌓였는데 땔감을 쓸 일이 없어지면서 나무들이 빽빽이 들어찼고, 이 때문에 모래 공급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못했다”는 주민의 증언을 토대로 다도해해상국립공원 서부사무소의 통제 정책을 지적했다.
최광희 관동대 교수는 우이도 사구와 지리, 환경이 비슷한 인천시 옹진군의 대청도 옥죽포와 태안군 원북면 신두리 해변 사례를 들어 소개했다.
아울러 우이도가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보호받으면서 일반인의 출입을 엄격히 통제하는 반면, 대청도의 옥죽포 역시 국가 지질공원으로 지정되어 있지만 일본 돗토리현 사구처럼 사람들에게 개방되고 있다면서 동일한 환경에서 비슷한 과정을 거쳐온 만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임을 강조했다.
이후 참석자의 자유 발언 시간에는 우이도 주민들이 사구 복원 및 개방 정도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내놓았다.
사구 개방의 정도와 보존 방식에서 찬·반 양론의 입장 차가 있었다.
하지만 주민의 목소리에 대한 질의, 응답과 공유 및 수렴이 원활히 이루어지면서 주제와 관련한 목적과 미래 방향을 설정하는데 민·관이 서로 공감대를 형성하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크게 세 가지 부분에 대한 의견 공유를 통해 미래의 추진 방향을 설정했다.
첫째, 방문객이 잘 인식할 수 있는 보행 유도 안내판을 설치하도록 한다.
두 번째, ‘산지’ 매입을 적극 추진하고 홍보하는 활동을 확대한다.
세 번째, 주민들이 참여하는 연구 및 학술용역을 발주하는 장기적인 계획을 설계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이 자리에 참석한 성촌마을의 한 주민은 “평소 관계 당국의 관계자와 한 자리에서 의견을 나누고 공유하는 기회가 많지 않아서 아쉬움이 컸는데, 같은 공간에서 의견을 나누고 공유하는 자리가 마련되어 너무 좋았다면서 지역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곧 지역주민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 달라”고 당부하였다.
또 돈목마을의 주민은 “국립공원 관리공단에서 추진하는 사유지 매입 시스템이나 사구의 우회 탐방로 정보는 모르고 지냈다”면서, ‘새로운 사실을 인지하게 된 점은 민·관이 함께하는 토론회에서 얻는 큰 성과’라고 언급했다.
박우량 신안군수는 “풍성사구는 신안군의 향토유적 제9호로 지정되어 있고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규모의 모래언덕으로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며“앞으로 지속해서 현장을 확인하고, 주민 면담을 통해 사구의 복원과 개방에 대한 심도 있는 고민과 대안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