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는 '돈 먹는 하마'
이달 들어 1조 넘게 지원...3조원 가량 더 투입돼야
정부 압박에 채권단 '울며 겨자먹기' 지원
2014-05-28 강미애 기자
[매일일보] STX조선해양 채권단이 또다시 4000천억원의 자금지원을 할 것으로 보인다. STX에 대한 자금투입의 끝이 어딜지 미지수로 보인다.지난 27일 STX조선해양은 KDB산업은행 본점에서 채권단에 4000억원의 자금 지원을 위한 설명회를 가졌다. 지난달 6000억원의 추가 자금지원에 이어 한 달 새 또다시 채권단에 대한 손을 벌린 것이다.설명회에서 STX측은 추가 자금지원이 없으면 선박을 만드는 공정이 지연돼 배를 제때 인도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긴급 자금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이에 대해 채권단은 4000억원의 여신규모가 적정한지 여부에 의문을 제기하고 규모를 축소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신규모 조정 후에는 추가지원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STX채권은행 중 한 관계자는 “이제와 발 빼기는 어렵고 대신 규모를 축소해봐라는 분위기다”고 말했다.지난 3월까지 STX그룹에 대한 은행별 여신은 13조1910억원에 이르렀다.게다가 채권은행들은 지난달 STX조선해양에 6000억원을 지원한데 이어 이달 들어서도 ㈜STX에 3000억원, STX엔진·STX중공업에 1900억원을 각각 지원했다.앞으로도 막대한 금액이 더 투입해야 한다채권은행들은 STX그룹에 신규 운영자금 지원, 충당금 적립, 만기 도래 회사채 지원 등으로 2조4200억원을 더 투입해야 한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여기에 이번 STX조선이 추가로 요청한 4000억원을 합하면 3조원에 육박한다.이 같은 STX에 대한 끊임없는 자금투입에 채권은행들에서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사실 채권은행들 사이에는 " STX그룹 살리기에 발 벗고 나설 의무는 없다"는 시각이 엄존한다. STX 자율협약을 포기하고 법정관리로 가면 부담해야 할 충당금이 커지지만, 손익만 따지면 STX를 내려놓는 게 더 나은 선택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그러나 문제는 정부인 것으로 보인다.금융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STX가 무너질 경우 대규모 해외수주 불발과 수많은 실업자 양산 등 국가경제에 미칠 파장을 언급하며 채권단에 자금 지원을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지난 6일 ㈜STX 자율협약 체결을 논의하기 위해 채권단 실무자들이 모인 자리에는 금융감독원 관계자가 참석해 ㈜STX에 대한 자금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당초 채권단은 회사채 투자자들까지 보호하는 것에 반대하는 기류가 강했지만 정부의 입김 등으로 결국 '울며 겨자먹기'로 자율협약 신청을 받아들였다.그러나 27일 설명회에는 정부 관계자가 참석치 않았다고 참석했던 채권은행 관계자는 전했다.STX조선해양에 대한 자금지원 여부는 각 채권은행별로 입장을 정한 후 STX의 주채권 은행인 산업은행이 취합해 최종 통보할 예정이다.산업은행 관계자는 “STX에 대한 자금지원은 자율협약에 따라 워크아웃 동의와 달리 채권단 100% 동의가 필요하다”며 다음 달 실사 후에는 채권단의 최종 결정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