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 불안·高물가 탓…식품소비 "시크해졌다"

대한상의 조사…'신뢰·건강·저비용·간편' 중시

2014-05-29     권희진 기자

[매일일보] 불분명한 원산지 표기와 불법 첨가물 등으로 인해 주부들의 먹거리에 대한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수입산보다 국산 식품을 더 많이 구입하고 무농약·유기농 식품 소비를 늘리는 등 식품 선택이 깐깐해진 것으로 조사됐다.다른 한편으로 높은 물가와 경기 불황 탓에 저렴하고 간편한 식품 찾는 경향도 강해진 것으로 파악됐다.대한상공회의소는 이 같은 식품 소비 패턴을 '신뢰(Credible)', '건강(Healthy)', '저비용(Inexpensive)', '간편(Convenient)'으로 분석하고, 이를 대변하는 키워드로 '시크(C.H.I.C)'를 제시했다.29일 대한상의가 최근 전국의 주부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식품안전에 대한 소비자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평소 먹거리에 불안감을 느끼는지에 대해 응답자의 39.2%가 '그렇다'고 답했다.'보통'이란 응답이 45.0%였고, '그렇지 않다'는 15.8%에 그쳤다.불안감을 느끼는 이유로는 '원산지, 유통기한의 위장·허위표시'(25.9%)와 '첨가물·착색료'(25.4%), '유전자 변형식품'(15.0%) 등을 들었다.국내에서 유통되는 수입식품의 안전에 대해서도 '불안하다'는 답변이 57.8%로 '안전하다'(6.4%)를 크게 웃돌았다.이 때문에 수입식품보다 국산품을 더 많이 구입한다는 주부가 70.2%에 달했다.서울 성북동에 사는 주부 A씨는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원산지를 꼭 확인하는 버릇이 생겼다"며 "가격이나 양을 고려하기 보다는 가족이 믿고 먹을 수 있는 신뢰성 있는 제품을 먼저 찾고 있다"고 말했다.무농약·유기농식품 등 가족의 건강을 챙기려는 주부들도 늘고 있다.3년 전에 비해 무농약·무항생제식품 구매를 늘렸는지에 대해 주부 3명 중 1명이 '늘렸다'(35.2%)고 답했으며, 국내 유기농 농산물 구입을 늘렸다는 응답도 30.8%에 달했다.높은 물가와 경기불황 탓에 값이 저렴한 가공식품과 간편식품 소비가 늘어나는 경향도 강했다.최근 국내 식품물가 수준에 대해 대다수가 '높은 편'(90.2%)이라고 생각했으며, 최근 3년간 전체 소비지출에서 식품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증가했다'(49.6%)는 응답이 절반이었다.주부 10명 중 6명은 '가급적 저렴한 상품을 구입하고 있다'(64.0%)고 답했고, 3명 중 1명은 '신선식품보다 가격이 저렴한 가공식품을 구매하는 일이 잦아졌다'(34.1%)고 답했다.또 조리가 간편한 가공식품 소비량을 3년 전과 비교한 질문에도 '늘었다'(37.8%)는 응답이 '줄었다'(25.6%)는 응답보다 많았다.대한상의는 "최근 편의점 도시락 매출이 급증한 사례처럼 경기불황이 지속되면서 주부들의 장바구니에도 값이 저렴하고 간편하게 끼니를 때울 수 있는 가공식품 비중이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한편 주부들은 식품 안전성의 책임 주체로 '제조업자'(46.8%), '정부의 관리감독'(35.8%), '판매업자'(10.6%), '소비자'(4.4%)를 차례로 꼽았다.식품 안전성 제고를 위한 개선 과제로는 '원재료·품질에 대한 책임'(75.2%), '철저한 위생관리'(69.8%), '생산자에 대한 지도강화'(49.0%) 등을 지적했다.김경종 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장은 “후쿠시마 원전 피해지역 해산물과 중국산 짝퉁 먹거리 문제 등으로 먹거리에 대한 소비자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며 “FTA 본격화로 이러한 제품 원산지 문제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정부는 수입식품에 대한 안전 관리체계를 한층 강화하고, 기업들은 식품이력추적관리 제도 등을 확대하여 소비자 불안을 해소시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