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햄버거병 재논란…긴장한 외식업계 “위생만이 살길”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위생·청결 전국민적 관심
최근 검찰, ‘햄버거병 논란’ 한국맥도날드 재수사
외식업계의 생존 전략은 ‘가격·맛’보다 ‘청결·위생’
가맹점 품질관리 강화·음식점 위생등급제 인증 속도
2021-11-11 김아라 기자
[매일일보 김아라 기자]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위생·청결에 대한 전국민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은 아이가 용혈성 요독 증후군(HUS)에 걸린, 이른바 ‘햄버거병’ 논란이 최근 다시 수면위로 떠오르면서 외식업계가 잔뜩 긴장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외식업계는 업계 특성상 매우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코로나19 감염 우려와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으로 외출이 줄면서 영업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전국에 매장이 있는 프랜차이즈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일부 매장에 확진자가 다녀갔다는 사실이 전해지기라도 하면 브랜드 전체에 타격이 가서다.
외식업계는 올 한해 위생 관리에 가장 큰 힘을 쏟고 있다. 생존하기 위해서는 ‘가격’·‘맛’보다 ‘청결’·‘위생’이 더 중요해졌다는 입장이다. 최근 햄버거병 관련 검찰의 한국맥도날드 압수수색 건은 위생에 대한 관심을 더욱 높이고 있다.
작년 1월, ‘정치하는 엄마들’ 등 시민단체는 한국맥도날드가 2016년 7월 장 출혈성 대장균이 검출된 오염 패티가 일부 매장에 남아 있다는 사실을 패티 제조업체로부터 보고받고도 은폐한 채 불량 햄버거를 판매했다는 혐의로 고발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사건을 수사한 검찰은 △용혈성요독증후군(HUS)은 발병 원인과 감염 경로가 다양한 점 △해당 어린이의 잠복기가 의학적·과학적 잠복기와는 맞지 않는다는 점 △햄버거가 설익었다는 주장을 인정할 근거가 없는 점 △해당 어린이가 섭취한 제품은 소고기가 아닌 돼지고기 패티라는 점 등을 근거로 2018년 2월 맥도날드를 불기소 처분하고, 패티 제조업체 대표 등 회사 관계자 3명만 불구속기소 했다. 사건이 종결된 듯 했으나, 최근 시민단체들은 한국맥도날드를 다시 고발해 재수사를 진행하게 됐다.
외식업계는 불똥이 튈까 우려 속에 식품위생법 준수부터 가맹점 품질관리 강화 등 위생 관리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롯데리아는 가맹점을 관리하는 슈퍼바이저와 회사 내 품질팀이 사전 통보 없이 매장을 불시 점검하고 있다. 또 비접촉식 터치 스크린 시범 운영에도 나서는 등 적극적으로 위생 관리에 힘쓰고 있다. bhc치킨은 가맹CS팀 내 품질관리 담당 부서인 QCS 파트를 만들어 위생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QCS 부서에선 원부재료 보관법, 냉장·냉동고 온도 등 재료 관리 매뉴얼과 유니폼 착용, 매장 내·외부와 주방 청결도 등 개인·매장 등에 관한 전반적인 위생 점검과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식품의약품안전처 ‘음식점 위생등급제 인증’ 추진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음식점 위생등급제는 식약처에서 음식점 위생관리 수준을 평가한 후 그 수준에 따라 ‘매우 우수’(별 3개)·‘우수’(별 2개)·‘좋음’(별 1개) 등 3가지 단계로 등급을 지정하는 제도로, 2017년 5월 도입해 시행 중이다. 등급을 공개함으로써 음식점의 위생 수준 향상 도모는 물론 소비자의 선택권을 보장하고 있다.
현재까지 SPC그룹 산하 파리크라상이 가장 많은 위생등급제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1000여 개 매장의 인증을 마쳤고 연내 1000여 개 매장을 추가할 계획이다. 회사측은 “전 매장 확보 목표 아래 연내 파리바게뜨·쉐이크쉑·파스쿠찌 등 전국 4000여 개 매장 중 절반 이상을 위생등급제 인증을 받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피자헛은 26개 매장이 위생등급제 인증을 받으며, 피자 업계에서 가장 많은 매장이 인증을 획득하게 됐다. 이 중 13개 매장이 ‘매우 우수’를 획득했으며, 이어 9개 매장이 ‘우수’, 4개 매장이 ‘좋음’ 등급을 획득했다. 전 매장의 위생등급제 인증을 목표로 지속적으로 매장을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이밖에 피자알볼로가 5개, 도미노 피자가 2개, 미스터피자와 파파존스피자가 각각 1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햄버거업계에서는 버거킹이 총 129개 매장으로 가장 많이 위생등급제를 받았다. 이어 롯데리아 106개, 맘스터치 14개, 맥도날드 9개, KFC 7개 매장 순이다.
이들이 위생등급제 인증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한번 위생 관련해 브랜드 이미지가 추락하면 그 회복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청결하다는 이미지가 각인되면 신뢰도가 높아져 매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미친다. 실제로 본아이에프의 본도시락은 올해 2~4월 전국 매장 중 위생등급제 인증을 받은 매장의 평균 매출이 아닌 매장보다 전년 동기 대비 약 25% 증가했다. 다른 브랜드도 마찬가지다.
외식업계 한 관계자는 “위생, 청결이 코로나19로 인해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됐다”면서 “앞으로도 위생 강화 노력과 이를 알리려는 소통이 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