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 기후 위기 겪는 ‘약용작물’에도 똑똑한 기술 적용
고온 경감 필름, 물관리 복합기술로 작물 소멸 위기 극복
2020-11-10 전승완 기자
[매일일보 전승완 기자] 농촌진흥청은 기후변화로 소멸 위기에 놓인 약용작물 문제를 해결하고자 본격적인 노지 스마트 팜(지능형 농장) 연구를 시작한다고 10일 밝혔다.
이상고온에 취약한 약용작물은 더위 피해가 컸던 지난 2018년, 일천궁과 참당귀 등 10여 작목이 10%에서 많게는 70%까지 말라 죽는 피해를 입었다.
실제로 미나리과인 ‘일천궁’은 재배에 알맞은 땅(재배 적지)이 2020년 41만 9000헥타르에서 오는 2060년에는 6만 4000헥타르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참당귀’ 재배 적지 또한 같은 기간 36만 헥타르에서 1만 5000헥타르로 줄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농촌진흥청은 국내 약용작물의 재배지의 온도를 낮출 수 있는 ‘노지 스마트 팜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먼저 두둑의 온도 상승 원인을 분석한 결과, 잡초 방지를 위해 씌우는 검은색 비닐 필름과 토양 표면 사이의 공기층이 열을 가두는 온실 효과를 일으킨 것으로 확인됐다.
가장 무더운 시기, 필름으로 땅을 덮어놓은(멀칭) 두둑의 표면 온도는 60도~70도(℃), 토양온도는 40도~50도(℃)까지 올라 아래쪽 잎을 중심으로 말라 죽는 피해가 발생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연구진은 공기층의 열을 작은 구멍을 통해 외부로 확산하고, 반사율은 높여 광합성을 촉진할 수 있는 ‘스마트 멀칭 필름’을 개발하고 있다.
이 필름을 활용하면 장소별로 설치한 감지기(센서)를 통해 작목별로 가장 알맞은 수분량을 계산하고, 표면과 토양 온도를 자동으로 제어하는 기술 구현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한다.
농촌진흥청은 노지 스마트 팜 기술을 통해 고온기 필름으로 덮은 두둑의 표면 온도를 약 20도(℃), 토양 온도를 약 9도(℃) 정도로 낮출 계획이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인삼특작부 김명수 부장은 “약용작물 재배지 온도를 효율적으로 낮춰 지역과 고도의 제한에서 벗어나 우리나라 어디에서나 자유롭게 작물을 재배할 수 있는 기술을 선보이는 것이 최종 목표”라며 “노지 스마트 팜 기술을 통해 우리나라 약용작물 생산 경쟁력을 높여 나가겠다”고 전했다.